'푸바오 동생' 판다, 광주로 갈까… 우치동물원에 이미 벽화도

입력 2026-01-12 07:34
수정 2026-01-12 09:05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판다 한 쌍의 광주 우치동물원 대여를 제안한 가운데, 해당 동물원의 화장실 벽에 판다 벽화가 등장해 "우연치고는 묘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2일 뉴스1에 따르면 우치동물원은 개원 이래 최대 이슈가 될 판다 영입을 두고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이 판다 대여 장소로 우치동물원을 직접 언급한 데 이어, 정부 차원의 실무 검토와 현장 준비 상황까지 확인되면서 '판다 광주행'의 현실화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 대통령은 이달 초 있었던 3박4일간 중국 국빈 방문을 마친 후 지난 7일 진행된 간담회에서 "지방 균형 발전 차원에서 광주 우치동물원에 판다 한 쌍을 보내달라고 해 협의 중"이라며 "(혐중 완화를 위해) 이런 근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치동물원은 광주시에서 운영하는 우치공원 시설의 일부로 1992년 문을 열었다. 호랑이와 곰 등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을 포함해 포유류와 조류, 파충류 등 89종 667마리의 동물이 머무르고 있다. 동물 복지·치료에 두각을 나타낸 국가 거점동물원이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물한 풍산개를 기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통령 방중에 앞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해 말 우치동물원에 판다 사육 가능 여부를 문의했고, 우치동물원은 사육 인력과 부지, 진료 역량이 충분하다는 내용의 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치동물원이 구상 중인 판다 사육 후보지는 열대조류관 앞 일대다. 현재는 나무가 심어진 산책 공간으로, 이곳 약 4300㎡를 활용해 판다 사육 시설을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3300㎡인 에버랜드 판다월드보다도 약 1000㎡ 넓다.

공교롭게도 인근 야외 화장실 외벽에는 이미 '판다 그림'이 그려져 있다. 다만 해당 화장실은 판다가 올 경우 이들의 생활 적정 온도인 20~24도를 유지하는 실내 사육 공간을 설치할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우치동물원이 새로운 판다 사육 시설로 언급된 이유는 동물 보호·치료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치동물원에는 14명의 사육사와 2명의 수의사, 1명의 보조 수의사가 있다. 수의사 출신 소장까지 포함해 총 4명의 수의사가 근무하는 셈이다. 곰 사육과 진료 경험을 축적해 온 만큼, 판다가 오더라도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세계 최초로 앵무새에게 티타늄 인공 부리를 달아주고 제주도 '화조원'에서 의뢰받은 알락꼬리여우원숭이 '오공이'의 팔 골절 수술 등을 성공하기도 했다.

더불어 동물 구조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웅담 채취용으로 철창에 사육되던 사육 곰과 불법 증식한 사육 곰도 잇따라 구조해 돌보고 있고, 불법 밀수한 멸종위기종 붉은꼬리보아뱀을 국립생태원으로부터 이관받아 보호 중이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우치동물원은 지난해 '제2호 국가 거점동물원'으로 지정됐다.

판다는 하루 10~15시간을 대나무 섭취에 쓰는 동물로, 먹이 관리 역시 중요한 과제다. 우치동물원은 인근 전남 담양에 대나무 자원이 풍부해 향후 보조 먹이 활용 가능성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먹이 종류와 공급 방식은 판다 도입이 확정된 이후 중국 측과 협의해 결정할 사안이다.

판다 도입이 확정될 경우 사육 시설 신축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치동물원 측은 부지 개발과 시설 조성에 1년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