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1일(현지시간) 이란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스라엘군은 필요할 경우 군사적으로 대응할 의향도 시사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를 주재하며 "이스라엘은 이란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인과 전 세계가 이란 시민들의 영웅적 행보에 경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그들의 자유를 위한 투쟁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정권을 향해서는 "무고한 민간인을 대량 학살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페르시아 민족이 폭정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면서 "그날이 오면 이스라엘과 이란은 양국 국민을 위한 번영과 평화의 미래를 건설하는 데 있어 다시 한번 충실한 파트너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군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 등 외신에 "이스라엘군은 주말 사이 에얄 자미르 참모총장의 지휘로 여러 차례 상황 평가를 했다"며 "우리는 이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위는 이란의 내정 문제"라면서도 "우리는 방어 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계속해서 역량과 작전 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시에는 강력한 대응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이스라엘 국민 보호를 위해 계속해서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당국이 자국 시위 상황의 배후로 이스라엘과 미국을 지목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마즐리스)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망상에 빠졌다"며 "이란을 공격하는 행동은 역내 모든 미군 기지와 군사시설, 함선 등을 합법적인 공격 목표물로 만들 것"이라며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이란의 핵·탄도미사일 개발을 막으려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번 시위 사태를 계기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축출해 이슬람 신정체제를 전복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군사개입 옵션을 보고받고 실행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통화했으며 미국의 이란 개입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이란 당국이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하며 사망자 수는 급격히 늘고 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이란인권(IHR)은 시위 발생 15일째인 11일까지 최소 192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이틀 전 발표한 사망자 51명에서 약 4배 급증한 수치다. IHR은 이란 당국이 60시간 넘게 인터넷과 통신을 차단한 점을 들어 "확인되지 않은 보고에 따르면 사망자가 2000명을 넘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