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내일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취임 후 두 번째 방일이다. 지난해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세 협상 담판을 위한 워싱턴DC 방문에 앞서 도쿄를 먼저 찾았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정상회담을 했고, 이번이 두 번째다. 이 대통령이 직접 제안한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에서 열리는 만큼 성공적이었던 첫 만남 이상으로 좋은 분위기의 회담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한·일 관계가 수교 이래 최악의 관계로 치달았던 게 불과 몇 년 전이다. 하지만 이제는 셔틀 외교가 복원될 정도로 양국 관계가 완연한 화해 무드다. 당초 우려와 달리 야당 시절 강경한 반일(反日) 발언을 거듭했던 이 대통령도, 강경 우파의 대표주자였던 다카이치 총리도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실용외교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실제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한·일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에는 ‘한·일 미들파워 연대의 중요성’이라는 칼럼이 실렸다. 트럼프나 시진핑의 ‘G2 세계관’ 아래서는 한국과 일본 같은 ‘미들파워’는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으니 양국이 긴밀한 관계 구축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게 요지다. 일본 국민의 한국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일본 내각부가 그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동맹국인 미국 외 다른 국가와의 방위 협력이 일본의 평화와 안전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73.3%였다. 이들 중 협력 대상국으로 한국을 꼽은 비율이 57.1%로 1위를 차지했다.
그린란드에 대한 야심을 숨기지 않는 트럼프는 대만에 대해서도 “중국의 일부라고 여기고, 무엇을 할지는 그(시진핑)가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 중국은 지난주 이 대통령의 방중 기간에 희토류 대일 수출 규제를 단행했다.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생산 차질은 우리 산업에도 발등의 불이다. 새해 벽두부터 혼돈을 더해가는 국제 정세 속에서 그나마 경제와 안보 모두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가 일본이다. 일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양국엔 과거사 문제 등 넘어야 할 난관이 아직도 많다. 짧은 일정이긴 하지만, 한 발이라도 더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자세로 신뢰를 쌓는 기회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