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오는 1월 20일부터 신용카드 이자율을 10%로 1년간 제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방안을 어떻게 시행할 것인지, 카드사들의 실행 강제 방안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과정에서도 같은 공약을 제시했지만, 당시 분석가들은 의회의 입법 없이는 실행이 어렵다며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은 신용카드 고금리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대책 마련 필요성에 공감해 왔다. 현재 공화당은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근소한 과반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는 신용카드 금리 상한과 관련한 입법 시도가 있었으나 아직 법제화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번 발언에서 특정 법안에 대한 지지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2026년 1월 20일부터 미국 대통령으로서 신용카드 이자율을 10%로 1년간 제한할 것을 요구한다”고 적었다. 그는 또 “미국 국민이 신용카드 회사들로부터 더 이상 ‘바가지를 쓰게’ 두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인 엘리자베스 워런은 “의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 한 의미 없는 발언”이라며 “신용카드 회사들에게 착하게 행동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농담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다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별도의 설명 없이 대통령이 금리 상한을 설정하고 있다는 입장만 밝혔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캐피털원 파이낸셜,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주요 은행과 카드사는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은행업계 단체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10% 금리 상한은 신용 공급을 위축시키고, 소비자들을 규제가 덜 되고 비용이 더 높은 대안 금융으로 내몰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에는 소비자은행협회, 은행정책연구소, 미국은행협회, 금융서비스포럼, 독립커뮤니티은행협회가 참여했다.
앞서 무소속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와 공화당의 조시 홀리는 신용카드 금리를 5년간 10%로 제한하는 초당적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하원에서도 민주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의원과 공화당의 안나 파울리나 루나 의원이 같은 취지의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한편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제안을 “실수”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도입된 신용카드 연체 수수료 상한 규정을 폐지하는 조치를 추진했다. 행정부는 연체 수수료를 8달러로 제한한 규정이 불법이라는 금융·기업 단체들의 주장에 동의하며 연방 법원에 규정 폐기를 요청했고, 이후 연방 판사는 해당 규정을 무효로 판결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