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라이프이스트-박영실 칼럼] 고객 경험, AI시대 게임 체인저…CES 2026

입력 2026-01-14 15:49
수정 2026-01-14 15:50


똑똑한 기술에서 다정한 동반자로의 진화<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CES 2026은 더 이상 단순히 신기술의 전시장이 아니었다. 기술이 인간의 삶 속으로 얼마나 깊숙이, 그리고 따뜻하게 스며들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고객 경험(CX)의 경연장이었다.

삼성, LG, 현대모비스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발표한 비전을 바탕으로, AI 시대에 왜 기술보다 경험이 더 중요한 가치로 부상했는지 살펴보자.

과거의 CES가 "우리 기술이 이만큼 빠르고 강력하다"를 자랑하는 하드웨어의 장이었다면, CES 2026은 우리 기술이 당신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를 답하는 자리였다. 인공지능(AI)은 이제 구름 위의 기술이 아니라 우리 집 거실, 주방, 그리고 자동차 안으로 내려왔다. 삼성전자의 AI 일상 동반자, LG전자의 AI 전환(AX)을 통한 고객 감동, 현대모비스의 로보틱스 생태계는 모두 하나의 지향점을 가리킨다. 바로 기술의 완성도가 아닌, 고객이 느끼는 효용의 크기다. AI 시대에 기술적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짐에 따라, 이제 기업의 생존 여부는 누가 더 고객을 잘 이해하고 감동시키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으로 회귀하고 있다.

고객 경험이 AI 시대의 게임 체인저인 이유<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고객이 서비스를 느끼는데 걸리는 시간은 15초에 불과하다. 이 시간을 ‘Moment of Truth(MOT)’라고 한다. 고객의 감성을 사로잡는 데 있어서 MOT는 ‘마법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가치를 얻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고, 기다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체재가 있을 경우 고객은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 불과 15초 안에 가치를 평가하고 비용을 지불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필자의 저서 [고객을 사로잡는 에너지, 매혹]에서 강조했듯이 이제 기업은 제품의 성능뿐만 아니라 고객이 자사의 제품을 만나는 순간까지 디자인하고 있다. 기업이 어떤 서비스 마인드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상품의 가치가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서비스 마인드는 조직의 가장 확실한 경쟁력이다. 그렇다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는 누구일까? 가장 큰 주체는 기업이지만 고객이 만나는 서비스 주체는 직원이다. 고객은 어떤 직원을 만나느냐에 따라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첫인상이 결정된다. 기업은 이제 철저한 서비스 마인드를 갖춘 직원 교육에 투자해야 할 때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는 직원을 보유한 기업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보이지 않는 기술, 체감되는 가치 (삼성·LG의 가전 혁신)

삼성전자는 연간 4억 대에 달하는 기기를 연결해 종합적인 AI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TV는 단순한 화면이 아닌 비전 AI를 통한 맞춤형 스크린이 되고, 가전은 가사 부담을 제로로 만드는 홈 AI 컴패니언이 된다. LG전자 역시 혁신추진담당 조직까지 신설하며 속도감 있는 AX를 강조했다. 이들이 집중하는 것은 AI의 매개변수 숫자가 아니다. 퇴근 후 내가 말하지 않아도 집안 온도가 맞춰져 있고, 냉장고가 내 건강 상태에 맞는 식단을 제안할 때 고객이 느끼는 심리적 해방감과 만족도, 즉 심리스(Seamless)한 경험이다. 기술이 복잡해질수록 사용법은 더 단순해야 하며, 그 간극을 메우는 것이 바로 고객 경험 설계다.

공간의 확장: 거실에서 도로 위로 (현대모비스의 모빌리티 로봇)

고객 경험은 이제 고정된 장소를 넘어 이동의 영역으로 확장된다. 현대모비스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에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를 공급하며 로보틱스 시장에 진출했다. 또한 퀄컴과의 협력으로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생활 공간이 될 때, 고객은 운전의 피로 대신 개인화된 엔터테인먼트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로봇이 인간의 물리적 한계를 돕고, 자율주행이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 모든 로보틱스 기술의 종착역은 결국 인간에게 자유로운 시간을 선물하는 경험에 있다.

초개인화: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서비스 (서울신라호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의 감성적인 니즈를 놓쳐서는 안 된다. 서울신라호텔이 선보인 맘 앤 베이비 블리스 패키지는 아주 세밀한 고객층(영유아 동반 가족)을 타격한 핀셋 경험의 사례다. AI가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해 트렌드를 읽어내면, 기업은 이를 바탕으로 인간적인 따뜻함을 담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기술은 수단이고, 감동은 목적이기 때문이다.

기술의 끝은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한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AI 시대에 고객 경험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는 역설적으로 기술이 너무 흔해졌기 때문이다. 누구나 AI를 말하는 시대에 차별화는 얼마나 고성능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내 마음을 잘 읽어주는가에서 결정된다. 삼성이 추구하는 AI 허브, LG가 강조하는 위닝 테크, 현대모비스의 로보틱스 생태계는 결국 하나의 문장으로 귀결된다. 기술은 인간의 삶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그 가치를 풍요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앞으로의 시장 주도권은 AI 알고리즘을 잘 짜는 기업이 아니라, 그 알고리즘으로 고객의 불편함을 가장 먼저 찾아내 와우 포인트를 만들 줄 아는 기업이 가져가게 될 것이다. CES 2026이 보여준 미래는 명확하다. AI는 엔진이고 데이터는 연료지만, 그 배가 향하는 목적지는 언제나 고객의 행복이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
박영실서비스파워아카데미 대표
숙명여자대학교 교육학부 겸임교수
명지대학교 이미지코칭교육 겸임교수
[고객을 사로잡는 에너지, 매혹]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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