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지프·크라이슬러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단종 [종목+]

입력 2026-01-10 08:20
수정 2026-01-10 08:22

스텔란티스가 전기차(EV) 시장 성장 둔화와 품질 문제, 미국 연방정부의 연비 규제 완화 등을 이유로 지프와 크라이슬러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 생산을 중단한다.

스텔란티스는 9일(현지시간) 지프 랭글러, 지프 그랜드 체로키, 크라이슬러 퍼스피카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생산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고객 수요 약화와 함께 하이브리드 및 주행거리 확장형 차량 등 “보다 경쟁력 있는 전동화 솔루션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스텔란티스는 성명을 통해 “고객 수요와 규제 환경 변화에 맞춰 제품 전략을 지속해서 점검하고 있다”며 “수요 이동에 따라 2026년형 모델부터 북미 지역에서 PHEV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스텔란티스가 그동안 강조해 온 미국 내 PHEV 판매 성과를 감안하면 사실상 전략적 ‘유턴’으로 평가된다. 2024년 당시 지프 CEO였던 안토니오 피로사(현 스텔란티스 CEO)는 연간 16만~17만 대의 PHEV 판매를 목표로 제시하며, 이 물량이 미국 전체 PHEV 판매의 41%를 차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스텔란티스는 그동안 연비가 낮은 대형 트럭과 SUV 판매를 상쇄하기 위한 수단으로 PHEV를 활용해 왔다. 미국 연방정부의 연비 기준을 충족하고 벌금을 피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연비 규제의 일부를 폐지하거나 완화하면서 이러한 전략의 시급성은 크게 낮아졌다.

크라이슬러는 2016년 PHEV 미니밴을 처음 출시했고, 지프는 2020년 ‘4xe’ 브랜드로 랭글러 PHEV를 선보인 뒤 2021년 그랜드 체로키 PHEV를 내놨다. PHEV는 내연기관과 전기 구동계를 동시에 갖춰 충전 시 전기차처럼 주행할 수 있지만, 이중 구동 시스템으로 인해 차량 가격이 높다는 한계가 있다.

이번 단종 결정은 화재 위험으로 인한 지프 SUV 리콜이 진행되는 가운데 나왔다. 다만 회사는 해당 리콜과 PHEV 단종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스텔란티스는 미국 시장 정상화 전략의 일환으로 전체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고 있다.

지난달 말 밥 브로더도프 지프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9월 전기차와 PHEV에 제공되던 최대 7500달러의 연방 보조금이 종료된 이후 전동화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보유 중인 차량은 계속 판매하겠지만, 수요가 어디에서 안정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프는 다만 완전 전기 SUV 전략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왜고니어 S와 리콘 등 순수 전기 SUV 라인업은 계속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