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됩니다.'
최근 1년간 252% 급등한 발전용 기자재 회사인 비에이치아이에 대한 증권사 평가입니다. 전 세계 전력 수요 급증에 힘입어 발전용 기자재 수주 잔액이 크게 늘어난 데다 원자력발전(원전) 수혜까지 갖춰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는 게 증권사들의 분석입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코스닥시장에서 비에이치아이는 1.88% 오른 5만41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올 들어 3.4%, 지난 1년 동안 252% 넘게 주가가 뛰었습니다.
비에이치아이는 지난해 원전 관련주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원전용 보조기기(BOP) 등을 제조한다는 이유에서죠. 현재 신한울 3·4호기에 BOP를 납품하고 있습니다. 회사 측은 수주한 신한울 3·4호기 BOP 납품 매출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인식될 것으로 설명합니다. 비에이치아이 관계자는 "BOP 매출 비중이 올해 점진적으로 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이 회사의 주력 사업은 배열회수보일러(HRSG) 제조입니다. 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 수요가 증가하면서 핵심 설비인 HRSG 수주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죠. 키움증권은 지난해 전체 매출액에서 HRSG가 차지하는 비중이 73%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올해 실적 전망도 밝습니다. 비에이치아이는 지난해 약 1조8000억원 수준의 일감을 수주한 데 이어 올해는 2조원이 목표라고 말합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비에이치아이는 지난해 매출로 7249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영업이익은 724억원으로 추정했죠. 2024년 대비 각각 79%, 230% 급증한 수준입니다. 올해는 9000억원 가까운 매출과 함께 1000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합니다.
1년 새 주가가 급등했지만 동종업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뛰어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조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수주하게 될 프로젝트들의 단가나 마진의 상승 추세를 확인하면 추가적인 실적 성장과 밸류에이션 프리미엄도 기대해볼 만 하다"며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현금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보다는 당분간 성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당장 구체적으로 확정된 현금배당이나 주주환원 정책은 없다"면서 "실적과 재무 상황 개선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비에이치아이의 향후 성장성은 어떨까요, 비에이치아이 IR 담당자에게 최근 내부 현황과 경영 계획 등을 들어봤습니다.
다음은 비에이치아이 IR 담당자와의 일문일답.
▷현재 기업 밸류에이션이 적정 수준에 있는지 궁금하다.
"중장기적으로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와 이에 따른 수주 확대 가능성을 감안할 때 현재 주가는 향후 성장성을 모두 반영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신규 수주 1조8000억원을 달성했다. 내부적으로 잡은 올해 수주 목표치는?
"올해 내부적으로 설정한 수주 목표는 약 2조원 수준입니다. 지난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만큼 이를 상회하는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수주 산업 특성상 대형 프로젝트 몇 건만 확보하더라도 목표 초과 달성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수주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향후 1~2년 수주 공백(캐즘) 우려는?
"전 세계적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가장 신속하게 충족할 수 있는 발전원이 천연가스 발전입니다. 천연가스 발전은 원자력이나 석탄 대비 건설 기간이 짧고 유연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천연가스 발전의 핵심 기자재인 HRSG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 환경과 기술적 우위가 맞물리며 수주 실적이 크게 확대됐습니다."
▷신규 수주잔고가 매출로 인식되는 평균 기간은?
"프로젝트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당사는 프로젝트 진행률 기준으로 매출을 인식합니다. 참고용 가이드로 말씀드리면 HRSG는 약 2~2.5년, 보일러는 3~4년, 설계·조달·시공(EPC)은 4~5년, 원자력 보조기기는 3~5년 정도 소요됩니다. 다만 실제 매출 인식 시점은 각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HRSG 매출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안다. 올해도 화력발전을 중심으로 한 HRSG 매출에 집중할 계획인가?
"지난 2년간 HRSG 부문의 수주와 매출이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올해 수주 전략은 HRSG를 중심으로 하되, EPC 사업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올해 매출 역시 HRSG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에서 원자력발전 관련주로 불린다. 이에 반해 원전 보조기기인 BOP 매출 비중은 크지 않다. 올해 BOP 매출 비중을 얼마나 끌어올릴 계획인가?
"2024~2025년에 수주한 신한울 3·4호기 원자력 보조기기 BOP 프로젝트의 매출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인식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BOP 매출 비중도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체코를 비롯한 해외 원자력 프로젝트에서도 성과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배당 등 향후 주주환원 계획은?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확정된 현금배당이나 주주환원 정책은 없습니다. 다만 과거에도 이익이 발생했을 때 배당을 실시해온 전례가 있으며, 최근 실적과 재무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 비에이치아이의 국내외 매출 비중을 알고 싶다. 특정 고객사 매출 의존도 리스크는?
"지난해 3분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약 70%, 국내는 약 30% 수준입니다. 국내를 비롯해 일본, 중국, 중동, 동남아 등 다양한 지역과 고객사로부터 수주를 확보하고 있어 특정 고객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낮은 편입니다."
▷유상증자 등 향후 자금 조달 계획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현재 유상증자나 추가적인 증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계획은 없습니다. 충분한 수주잔고와 선수금이 확보돼 있어 향후 공사 이행에 필요한 자금 운용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