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리브르 한 권에 담은 루이 비통의 171년

입력 2026-01-21 15:53
수정 2026-01-21 15:54


루이 비통의 창립자는 열네 살에 고향을 뒤로 하고 파리로 향했다. 당시 가장 유명한 패커와 함께 17년간 일하며 경력을 쌓은 그는 1854년, 프랑스 방돔 광장에 자신의 매장을 오픈한다. 루이 비통은 철도와 선박 등 이동 수단이 발달함에 따라 여행에 필요한 짐을 넣는 트렁크에도 혁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치감치 알아챘다. 화물칸에 쉽게 쌓아 올릴 수 있도록 윗면이 평평한 트렁크를 최초 개발했고, 이를 바탕으로 유럽 왕실과 귀족 등 상류층의 맞춤형 여행용 트렁크를 제작하며 기반을 닦았다. 루이 비통이 172년 전 이룩한 브랜드의 가치는 오늘날 패션, 시계, 주얼리, 향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로 확장돼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시간을 초월해 사랑받는 럭셔리 하우스 루이 비통 역사의 첫 장부터 지금까지의 여정을 담은 책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프랑스의 아트북 전문 출판사 애슐린과 함께 발간한 ‘보 리브르(Beau Livre)’ <FROM LOUIS TO VUITTON>다. 보 리브르는 프랑스어로 ‘아름다운(Beau)’ ‘책(Livre)’을 말한다. 아트북 혹은 커피테이블 북과 비슷한 의미지만, 종이의 질감이나 제본 방식, 인쇄의 품질이 높아 책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이라는 것을 강조할 때 주로 사용된다.


크기와 무게도 여느 책과는 달리 압도적이다. 가로 세로 약 27x34cm의 판형과 406페이지에 달하는 볼륨으로, 하우스가 쌓아 온 역사만큼이나 무게감 있는 묵직함을 자랑한다. 책의 서두는 열 네 살에 고향 앙셰를 떠나 파리를 걸어서 이동한 창립자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러기지 메이커로서 여행 정신과 프렌치 시크의 아이콘이 된 브랜드의 과정을 기록하고, 혁신과 전통을 결합해 시대를 초월한 작품을 선보인다.


책은 1854년 창립 연도를 기념해 54개 키워드 테마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하우스의 기원부터 유서 깊은 아니에르 공방,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 온 아티스틱 디렉터들의 활약과 상징적인 창작물의 이야기를 탐구한다. 건축미로 주목받는 전 세계 루이 비통 스토어의 건축미와 아메리카스컵과 F1과의 파트너십,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전시 등을 통해 지금까지 루이 비통이 걸어온 여정을 시각적으로 되짚어본다. 특별한 책인 만큼 보관을 위한 트렁크도 제작된다. 전세계 극소량으로 보 리브르 전용 트렁크를 한정 수량 제작해 선보인다.


강은영 기자 qboo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