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이 최근 3개월여 사이 3000억원 넘는 자사주를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여당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앞서 임직원 상여 등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7일 사이 모두 37곳의 코스닥 상장사가 3040억원어치 자사주를 처분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처분 규모인 24억원의 125배에 달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시장 규모가 7배 이상 큰 유가증권시장 처분 규모(3140억원)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자사주 처분 기업의 주된 명분은 ‘직원 상여’였다. 자사주를 활용하면 장부상 현금을 사용하지 않고 임직원 상여를 지급할 수 있다. 정부·여당이 상법 개정을 통해 자사주 소각을 강제하려는 상황에서 주주환원 강화보다는 임직원 보상을 선택한 셈이다. 직원들에게 나눠준 지분은 최대주주의 우호 지분 역할도 할 수 있다.
일부 주주는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자사주를 처분한 코스닥시장 상장사 중 11곳은 1년 전보다 주가가 하락해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 강화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기업별로 신성델타테크가 1년 전보다 주가가 46.7% 하락한 상황에서 자사주 162억원어치를 매각했고, 대주전자재료(1년 전 대비 -27.5%)는 109억원, 엘엠에스(-22.7%)는 91억원, 유티아이(-12.9%)는 58억원어치를 팔았다. 코스닥지수는 1년 전 717에서 현재 940선까지 상승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을 늦어도 이달 중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낮은 주주환원율 등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게 주요 목적이다.
전효성 한국경제TV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