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MBK 구속 시도에…벼랑 끝 홈플러스 3000억 자금조달 어려워지나

입력 2026-01-08 15:25
수정 2026-01-09 09:23
이 기사는 01월 08일 15:2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검찰이 홈플러스 경영진과 대주주 MBK파트너스 핵심 인력들에 대한 구속을 시도하면서 홈플러스가 위태로운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영장 청구 대상 피의자 4명 중 3명이 현재 홈플러스 회생계획을 주도하고 있어 이들이 구속될 경우 DIP 금융(회생절차상 자금조달)을 통한 자금조달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동성 위기로 전기료 납부 등 운전자금 조달도 어려운 홈플러스가 이달 중에 DIP 금융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청산을 피할 수 없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현재 DIP 금융으로 30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몸값 6000억~7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슈퍼마켓 사업부 매각은 회생계획안이 인가될 경우 3월 이후에나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동성 고갈 위기가 눈앞에 닥친 홈플러스 입장에서 DIP 금융이 중요한 이유다.

DIP 금융은 회생채권자보다 우선 변제권을 부여하기 때문에 채권단 반발 가능성이 있어 실제 조달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홈플러스가 당장 택할 수 있는 유일한 '자금줄'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최소한 이달 내로 운전자금 수혈이 이뤄지지 않으면 홈플러스는 작년 '티메프' 사태처럼 협력업체 및 납품처에 대한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거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최소한 이달 중순 안으로 DIP 차입 계획안이라도 구체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의 영장 청구가 실제 구속으로 이어진다면 홈플러스는 DIP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기업 회생 관련 의사결정이 사실상 '올스톱' 되면서 유동성 위기를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번 영장 청구 대상자 4명 중 3명은 홈플러스 회생 절차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MBK에선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김정환 부사장이. 홈플러스에선 이성진 전무가 구속 기로에 놓였다.

MBK 내 홈플러스 딜 팀에 속하는 김 부회장과 김 부사장은 각각 홈플러스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 기타비상무이사로서 홈플러스 인수합병(M&A)과 회생계획을 이끌어왔다. 이 전무 역시 홈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자금조달과 비용절감 등 회생절차 전반에 관여했다. 김 부회장은 홈플러스 회생절차상 관리인이기도 하다. 기업회생 관리인은 회사의 경영과 재산을 관리·처분하고 회생계획을 수립·실행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법원은 통상적으로 기존 경영자에게 횡령 등 경영상 중대한 잘못이 없는 경우 기존 경영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해 경영의 연속성을 보장한다.

관리인과 홈플러스 회생절차 핵심 인력들이 구속될 경우 법원은 다른 관리인을 선임해야 한다. 지난해 기업회생을 밟고 있던 삼정기업와 삼정이앤씨는 반얀트리 화재 사건으로 관리인이었던 경영진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자 후임 관리인을 선임하는 데 한 달이 넘게 걸렸다. 실무급 인력까지 구속될 위기에 처한 홈플러스는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김광일 대표 외에도 조주연 대표가 있는 공동대표 체제지만 조 대표는 재무·회계보다는 마케팅 쪽에 전문성을 가진 인사다.

MBK와 홈플러스는 검찰의 영장 청구 소식이 알려진 이후 강하게 반발했다. MBK는 입장문에서 "이번 영장 청구에 담긴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과도하고 부당한 조치"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회생의 성패가 걸린 중대하고도 절박한 시점에 회생절차 전반을 총괄하며 정상화의 실질적 역할을 수행해 온 관리인 등에 대해 사실관계에 대한 충분한 확인 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회생을 위한 그간의 각고의 노력을 외면하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