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경험 못한 변화"…LG전자 새 CEO가 강조한 '생존전략' [CES 2026]

입력 2026-01-08 10:02
수정 2026-01-08 10:03
"사업을 둘러싼 산업과 경쟁의 패러다임이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속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남들과 비슷한 속도로는 사업의 주도권 확보를 결코 장담할 수 없음을 체감합니다."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사진)는 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이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류 CEO는 "LG전자 역시 지금까지의 관성에서 벗어나 현재 처한 경쟁의 생태계를 냉철하게 직시하고 이를 뛰어넘는 속도와 강한 실행력을 가져야만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근원적 경쟁력 확보 △고성과 포트폴리오 전환 △수익성 기반 성장 구조 구축을 사업 방향으로 제시했다.

LG전자는 최근 불확실성이 커진 글로벌 시장과 수요 회복 지연이 장기화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월 본격화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부담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통적 제조산업에선 기존 원가·개발 속도 등을 뛰어넘는 경쟁업체들이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 LG전자의 판단이다. 그러면서도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류 CEO가 경쟁업체들을 앞설 수 있는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통 산업 패러다임을 벗어나 LG전자 뒤를 바짝 따라붙고 있는 경젱업체들을 압도할 수 있도록 '업의 본질'에서 차별화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품질·비용·납기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여기에 초격차를 만드는 연구개발(R&D)·기술 리더십을 이어가면서 근원적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류 CEO의 설명이다.

LG전자는 이에 따라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경쟁 생태계 이상의 속도를 갖추고 제품력·품질·디자인·원가 구조 혁신을 추진한다. CEO 직속으로 전사 혁신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 혁신추진담당을 신설해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밸류체인 영역별 한계 돌파 목표와 진척률을 류 CEO가 직접 살피는 구조다.

연구개발·기술 영역의 경우 유방 분야보다 고객가치, 사업 잠재력, 기술경쟁력 관점에서 '위닝테크'를 선정해 트렌드를 주도하고 '이기는 경쟁'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육성할 계획이다. 산업의 메가트렌드가 될 수 있는 분야는 선도업체 파트너십을 확대해 글로벌 수준의 역량을 확보한다. 고성과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선 사업 방식·모델을 혁신해 수요 둔화·경쟁 심화에 대응한다.

인공지능전환(AX)를 통해 밸류체인 전반에서 경쟁사를 넘어서는 속도와 실행력을 갖춘다. 류 CEO는 "컨셉이 소개되고 시장에 상용화되는 시간이 최근 과거보다 두 배 가까이 빨라졌다고 느낀다"며 "과거엔 사람들이 수작업으로 했다면 이젠 AI가 가상개발환경 안에서 (개발을) 진행하면서 몇 달간 실험했던 것들이 AI로 시뮬레이션을 거쳐 며칠이면 나오는데 이런 영역들이 속도에서 과거와 (변화를) 체감할 수밖에 없는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최근 개발·판매·SCM·구매·마케팅 등 다양한 업무 영역에 AI를 적용해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사내 챗봇으로 시작된 엘지니의 경우 엑사원과 복수의 생성형 AI를 활용해 업무용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대외 불확실성에도 근원적 경쟁력 확보, 미래성장 차원의 투자는 지난해보다 늘린다. 총 투자규모를 늘리면서도 전략적 우선순위를 고려한 선태과 집중으로 효율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올해 계획한 시설투자에 특허, 소프트웨어, IT 등 무형투자와 인수합병 등 전략 투자를 합친 미래성장 투입 재원을 지난해보다 40% 이상 확대한다.

시장 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AI홈, 스마트팩토리, AIDC 냉각솔루션, 로봇 분야에선 자체 역량뿐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십을 활용해 신규 성장 기회를 발굴한다.

라스베이거스=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