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일(현지 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했다. 이에 전 세계 반응이 뜨겁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 테러리즘 척결’을 명분으로 공습했지만 이는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따른다. 이에 해외 언론들은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 3일 트럼프 행정부가 군을 동원해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했다. 미 최정예 특수부대 델타포스 50여 명이 마두로 관저 지붕에 착륙해 경호원 수십 명을 제압했다. 그 후 마두로 방으로 들어가 단 46초 만에 그와 그의 아내 손목에 수갑을 채웠다.
마두로는 베네수엘라 제46대 대통령이자 독재자다. 2013년 3월 5일부터 대통령직을 맡았다. 2025년 1월 세 번째 임기가 시작돼 2031년까지 임기가 예정됐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 중 하나이다. 이에 트럼프가 석유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도 따른다. 베네수엘라는 하루 평균 90만 배럴(약 1억4000만L)의 원유를 생산한다. 중국이 이 원유의 최대 소비국이다.
미국은 국제법 위반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공습 직후 미국을 비난하며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에 이 문제를 제기했다. 쿠바, 이란, 콜롬비아, 중국 등 다양한 국가들도 미국의 이번 공습을 비판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마두로 축출에 대한 외신들의 반응이 뜨겁다.
미국 ABC뉴스는 트럼프의 ‘습격’에 대한 비판과 베네수엘라가 당한 피해 위주의 기사가 많이 보인다.
ABC뉴스 전면 기사에 이번 공습의 결과로 32명의 쿠바인이 사망했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베네수엘라와 쿠바는 오랜 정치·군사·안보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베네수엘라 정부 경호와 정보작전 등의 분야에 쿠바 인력이 배치돼 있다.
또 부통령(대통령 대행) 델시 로드리게스의 말을 다음과 같이 인용했다. “이것은 전쟁이 아니다. 우리는 공격받은 국가에 살고 있는 국민일 뿐이다.” 또 “우리는 전 세계에 우리가 어떤 민족인지 보여줬다. 우리가 이런 역경, 위협, 공격에 대응하며 더 단단해지고 강인해졌다”고 말한 내용도 포함됐다.
축출된 마두로와 그의 아내 실리아 플로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시위를 보도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에서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시위와 독재자 축출에 기뻐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ABC뉴스는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 중 하나다.
반면 미국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의 다음과 같은 말을 기사 전면에 인용했다. “공습은 적절한 시기에 진행됐다.” 다음 줄에는 “트럼프는 미리 마두로에게 체포 1주 전 항복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와의 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해야 될 일을 한 거다. 왜냐하면 이건 전쟁(마약 등 범죄와의 전쟁)이니까. 매년 30만 명이 이로 인해 사망한다. 실제 전쟁을 해도 그 정도 인명 피해는 안 생긴다”고 말했다.
미국 폭스뉴스는 이번 작전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당시 투입된 군인들을 극찬했다.
폭스뉴스는 웹사이트 전면에 미국 법무장관 팸 본디와의 인터뷰를 전했다. 앵커는 본디에게 “일각에서 이번 체포에 대해 대통령은 그럴 권한이 없다. 의회를 거쳤어야 한다”고 한다며 이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본디는 ‘미국 연방헌법 제2조’를 언급하며 “트럼프가 취한 이번 조치는 대통령 권한 내에서 이뤄졌다”고 운을 뗐다.
“미국과 서반구는 오늘밤부터 안전해진다”며 말을 이어갔다. “특수부대는 흠이 없는 작전을 완벽히 수행했다”며 “마두로는 코카인을 비롯해 셀 수 없이 많은 마약을 미국에 유입시킨 혐의로 기소됐다”고 전했다.
본디는 트렌데아라과(TdA)를 거듭 언급했다. 이는 베네수엘라 아라과주 토코론 교도소에서 시작돼 남미·미국 등으로 확장한 초국가적 강력 범죄조직이다.
본디는 “이 범죄조직이 미국의 수많은 범죄를 야기하고 생명을 앗아갔다”고 말했다. 본디는 “이번 작전이 단순 마약에 그치지 않는다”며 “마두로는 살인, 납치, 마약밀매로 기소됐다”고 설명했다.
“TdA와 연루된 마두로와 측근들은 수많은 죽음에 대해 책임이 있다”며 “반드시 수감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들은 단순히 길거리 마약상 수준이 아니라 거대 마약 밀매업자”라고 강조했다. 폭스뉴스는 18년 동안 미국 내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매체다.
미국 대표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이번 공습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유엔 비상대책회의에서 미국의 동맹국들이 이번 베네수엘라 공습에 대해 비판한다는 기사가 전면에 보인다.
트럼프의 공습 목적은 석유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또 마두로는 자신을 피고인이 아닌 전쟁포로라 부른다는 기사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밖 국제 여론도 다양하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마두로를 피해자로 보는 기사를 여럿 보도했다. 그의 발언을 다음과 같이 인용했다. “나는 결백하다. 나는 그저 괜찮은 사람일 뿐이다.” 또 다수의 유엔 국가들이 미국을 ‘국제법 위반’으로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마두로의 아들 니콜라스 마두로 게라는 베네수엘라 의원들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납치당했다며 미국의 공습에 대해 강렬히 비난했다. 가디언은 영국 내 구독자가 가장 많은 일간지다.
또 다른 영국 언론 BBC는 앞서 언급된 석유, 마약, 시위 등을 모두 다루는 기사들을 확인할 수 있다. 트럼프가 범죄 독재자를 축출하러 갈 명분이 충분히 있다고 보는 동시에 이를 문제 삼으면 국제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는 내용들이다.
전면에 “트럼프는 베네수엘라 공습에서 많은 쿠바 군인들이 사망했지만 작전은 훌륭했다고 말한다”고 실려 있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마두로의 여성 지지자들이 행진시위 중이라는 사진 기사도 눈길을 끌었다.
베네수엘라에 있는 BBC 특파원에 따르면 길거리는 비교적 조용하지만 전쟁을 대비해 많은 상점 선반들이 비어 있다.
BBC는 “미 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의회 승인 없이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는 군작전통제권’을 견제하기 위한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트럼프가 152대 항공기가 투입된 이번 작전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번 공습으로 베네수엘라 장교 24명이 사망했다. 베네수엘라군은 사망한 군인들에 대해 애도를 표하고 있다. “그들은 국가의 자유와 안보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국가에 대한 이들의 사랑보다 대단한 것은 없다. 우리 땅 곳곳에 흘린 그들의 피가 국가 자주권의 씨앗이 되리라.” 온라인에 게시된 글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격한 이유에 대한 기사도 있다. 수없이 많은 베네수엘라인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마두로를 질타했다. 그는 마두로가 베네수엘라 감옥과 정신병원 인원들을 미국으로 이동하게끔 만들었다며 그를 기소했다. 이에 대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또 BBC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한 83세 남성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그는 “마약 밀매는 미국에 심각한 위협을 가한다”며 ‘미국 우선’ 정책을 옹호했다.
유럽 전역에 보도되는 유로뉴스 전면에는 마두로를 지지하는 시위대 사진이 실려 있다. 마두로가 법정에서 “여기 언급되는 사항 중 내가 유죄에 해당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라는 내용도 인용됐다.
또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마두로를 마약밀매로 기소했던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트럼프가 주장한 것으로, 사실 본인 이전에 바이든도 동일한 기소를 했다는 내용이다. 2020년 미국 법무부는 마두로와 그의 측근들(부인 포함)에게 마약테러 및 코카인 밀매 혐의로 형사 기소했다. 이 기소는 바이든 행정부까지 유지됐고 2025년에는 수배 보상금 일부가 증액됐다. 또 2021년 바이든이 서명한 행정명령은 국제적 마약밀매 관련 외국인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
일본 재팬타임스에서는 미국에 대한 비판을 최대한 피하고 있다. 이에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발언을 인용했다. 사나에는 기사에서 “베네수엘라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일본 정부는 무엇보다 일본 안보를 최우선시한다”고 말했다. 또 사나에 및 일본 정부는 ‘트럼프’나 ‘공습’이란 표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전면에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군 동원 및 무력 사용을 중국은 강렬히 비난한다”고 했다. 이 기사에서 “미국의 이런 헤게모니적 행동은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며 베네수엘라의 자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이번 작전에 대해 강력히 비난했다.
러시아 통신 타스와 RT(Russia Today)는 공통된 입장을 보인다. 미국의 이번 마두로 축출에 대해 맹렬히 비판한다. 전면에 보이는 기사의 제목은 둘 다 “러시아는 미국의 이번 무력 행사를 비난한다”와 “마두로와 그의 아내를 풀어줄 것을 요청한다” 등이 주를 이룬다.
박정원 인턴기자 jason2014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