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이 브랜드 첫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리릭(LYRIQ)’ 판매 증가를 위해 강력한 할인 혜택을 주고 있지만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큰 할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판매량이 소폭 늘긴 했지만 아직 월 30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 시장에서 리릭은 143대 팔렸다. 리릭은 제너럴 모터스(GM)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ULTIUM)'을 적용한 최초의 모델로, 뛰어난 기술적 기반에 더해 전기차(EV) 특유의 비율과 캐딜락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 차세대 테크놀로지 등이 조화를 이뤄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모델이다.
리릭은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양극재로 구성된 배터리 셀을 12개 모듈에 배치한 102kWh의 대용량 배터리 팩을 탑재했다. 특히 업계 최초로 적용된 무선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은 각 배터리 모듈을 독립적으로 제어하고 유기적인 연동이 가능하게 하며 혁신적인 열 순환 시스템, 'BEV3 히트 시스템'을 통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4륜구동을 기본으로 제공하지만 리릭은 얼티엄 플랫폼을 통해 완전 충전 시 주행거리를 465km까지 끌어 올렸으며 시간당 최대 190kW 출력으로 충전할 수 있는 DC 고속 충전도 지원해 약 10분간 충전하면 약 12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국내엔 스포츠 단일 트림으로 출시됐고 판매 가격은 1억696만원(개별소비세 5% 기준)이다.
리릭은 출시 초기만 해도 "전기차 시대 캐딜락의 부활"이라는 기대를 모았으나, 실제 국내 판매 성적은 부진했다. 캐딜락코리아는 지난해 11월부터 리릭 국내 출시 후 최대 규모인 1700만원 현금 할인 혜택을 선보이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로써 리릭의 가격은 기존 1억원대에서 8996만원까지 낮아졌다.
지난해 1~10월 리릭의 월 평균 판매량은 10대 내외에 불과했으나 이 같은 파격 할인 덕분에 11월 판매량이 39대로 늘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같은해 12월에도 할인 혜택에 힘입어 38대의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리릭이 국내 시장에서 고전한 것은 제품력이 아니라 인지도와 가격의 벽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비슷한 가격대의 전기차라면 익숙한 브랜드를 택하는 현실적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캐딜락은 새해에도 리릭에 대한 현금 할인 혜택을 이어간다. 1월 한정 특별 프로모션으로 리릭은 최대 1700만원 현금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여기에 36개월·48개월·60개월 무이자 제휴 할부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돼 전동화 모델에 대한 고객의 접근성과 구매 선택 폭을 한층 넓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캐딜락코리아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판매 확대를 위한 단기 프로모션이 아니다. GM이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에서 브랜드 존재감을 되살리기 위한 '구조적 전환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