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배당 ETF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1년 전 대비 3.5배 이상으로 늘어 시장규모 58조원을 목전에 둔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따박따박 돈이 들어온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찾는 투자자들이 몰린 영향이다. 월배당 ETF, 순자산총액 58억원 달해 6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161개 월배당 ETF의 순자산총액은 약 57조9600억원에 달한다. 1년여 전인 2024년 말(16조4000억원)에 비해 3.5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ETF 개수는 79개에서 161개로 약 두 배가 됐다. 2022년 6월 틈새 상품으로 국내에 처음 출시돼 같은 해 순자산이 3000억원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약 3년 반만에 엄청난 성장세를 냈다.
한 대형 증권사 PB는 “은퇴 전후 시기에 현금흐름을 확보하려는 이들이 월배당 ETF에 부쩍 몰렸다”며 “최근엔 월급, 예적금과 주식투자의 ‘중간지대 격’으로 월배당 ETF를 택하는 젊은층도 많다”고 설명했다. 커버드콜 ETF가 시장 20% 차지 월배당 ETF는 기초자산으로 통해 발생한 이자·배당 등 수익을 월간 단위로 분배한다. 가장 인기가 많은 유형은 주식형 월배당 ETF의 일종인 커버드콜 ETF다. 커버드콜 ETF 순자산은 2023년 말 7748억원에서 지난달 말 약 11조원으로 14배로 불어났다.
커버드콜 ETF는 주식 등 기초자산을 보유하면서 이를 담보로 발행한 콜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한다. 옵션을 매도한 금액(옵션 프리미엄)을 통상 ‘월배당’으로 일컫는 분배금 재원으로 쓴다. 투자자가 ETF 가치가 올라 얻은 수익과 별도로 추가로 현금흐름을 낼 수 있는 이유다.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은 순자산이 2조원이 넘는다. 미국 나스닥에 투자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 타겟데일리커버드콜’은 미국 주요지수 커버드콜 ETF 중 최초로 지난달 순자산 1조원을 넘겼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커버드콜 ETF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달엔 한화자산운용이 중국 항셍테크 지수에 투자하는 ‘PLUS 차이나항셍테크 위클리타겟커버드콜’ ETF를 상장했다. ‘SOL 팔란티어 미국채 커버드콜 혼합’ 등 개별 종목에 집중하는 ETF도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월배당 ETF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들의 금융투자 경험과 금융이해력이 늘면서 월배당 ETF를 활용해 자산을 월소득으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당액·총수익률 꼼꼼히 따져야…세금도 유의 하지만 월배당 ETF가 ‘만능 투자상품’은 아니다.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이익을 내고, 그 수익으로 배당을 지급하는 구조인 만큼 운용 성과가 나빠지면 배당금이 줄거나 끊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배당금은 매달 ETF의 실적에 따라 결정된다.배당 분배율이나 배당액만으로 성과를 판단할 수도 없다. 월배당 ETF의 수익은 기초자산 가격 변동과 배당 수익을 합한 결과다. 기초자산 가치가 오르지 않으면 실질적인 투자 효과가 떨어진다. 분배율이 높아 보여도 장기 총수익률은 낮을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초장기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일부 커버드콜 ETF가 대표적이다. 연 10% 넘는 분배금 수익률을 내지만,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해 배당이 줄었고 총수익률도 부진하다.
연간 배당금이 2000만원을 넘으면 과세 대상이 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월배당 ETF는 비과세 혜택이 있는 연금계좌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통해 투자하는 편이 유리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커버드콜 ETF를 고를 때엔 과거 배당이 줄지 않고 꾸준히 증가했는지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올해도 국내 주식형이 유리” 투자자들은 지난해 국내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월배당 ETF에 주로 몰렸다. 지난해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75.6%에 달해 주요 20개국(G20) 증시 중 가장 높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년간 월배당 ETF 자금 유입 규모가 가장 컸던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에는 1조5784억원이 몰렸다. 같은 기간 PLUS 고배당주에는 1조325억원이 유입됐다.
이에 반해 2024년 인기 상품이었던 미국 배당주 월배당 ETF, 미국 채권 월배당 ETF에 대한 관심은 낮아졌다. 특히 코스피 상승세가 뚜렷해진 지난 6개월간은 더욱 그렇다. 이 기간 TIGER 미국배당 다우존스타겟 커버드콜 2호 ETF에선 1735억원이 유출됐다. 같은 기간 SOL 미국배당다우존스에선 967억원, RISE 미국30년 국채엔화노출(합성H)에선 727억원이 빠져나갔다. ACE 미국 배당다우존스는 640억원이 빠졌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은 올해에도 반도체 중심으로 기업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고, 정부 정책 모멘텀을 바탕으로도 양호한 성과가 예상된다”며 “올해도 국내 주식 월배당 ETF 투자가 효과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