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양극재 업체 엘앤에프 주가가 급등했다. 최대 고객사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날을 세우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화해했다는 소식이 저가 매수세를 자극한 모습이다. 앞서 엘앤에프는 테슬라 사이버트럭에 들어갈 양극재 공급 계약을 사실상 종료하면서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엘앤에프는 6.54% 오른 10만2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5일에도 2.12% 상승했다.
감세 문제로 앙숙이 된 머스크 CEO와 트럼프 대통령의 화해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테슬라의 핵심 협력업체인 엘앤에프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 CEO는 지난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저녁식사를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다. 주요 외신은 해당 사진이 지난 3일 저녁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촬영됐다고 전하며 두 사람의 관계 회복 가능성을 점쳤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대통령과 2024년 미국 대선 국면에서부터 각별한 관계를 맺었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선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감세 문제로 충돌한 뒤 공개적으로 비난과 모욕을 주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회복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머스크 CEO가 이끄는 테슬라 주가도 3.2%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테슬라의 휴머노이드로봇 옵티머스의 상용화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중국 BYD가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 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악재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주가는 상승했다.
주력 고객사인 테슬라의 강세가 최근 주가가 급락한 엘앤에프에 대한 저가 매수세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엘앤에프는 지난달 한 달 동안 23.96%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잇따라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 해지를 공시하며 2차전지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한 탓이다. 이에 더해 엘앤에프도 지난달 29일 테슬라와의 공급계약 중 하나의 금액을 대폭 줄이며 사실상 계약을 종료했다고 공시했다.
증권가에선 테슬라와의 공급 계약 규모가 축소된 데 따른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이 나온다. 종료된 계약은 판매가 부진한 테슬라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에 탑재되는 양극재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사이버트럭의 저조한 수요로 실질적 판매는 이미 지난해부터 중단된 것으로 추정한다. 사이버트럭은 지난해 국내 출시 전 가수 지드래곤(GD) 등 유명인이 타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엘앤에프가 테슬라와의 계약을 정정했다고 공시한 건 부진한 차종에 대한 최종 공급 확인 차원으로, 악재 해소 성격이 크다”고 평가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엘앤에프는 최근 주식시장이 우려하는 북미 전기차 수요 둔화와 무관한 펀더멘털 방향성을 보여줄 것”이라며 “테슬라 사이버캡 등 신제품 출시와 맞물려 스펙이 확정되는 것으로 파악되는 4680(지름 46mm·길이 80mm) 배터리로의 양극재 공급이 내년 2분기나 3분기께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