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불명의 투자자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체포를 예측해 암호화폐 기반 예측 베팅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에서 거액을 벌었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인물은 1월 31일까지 마두로가 권좌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계약에 집중적으로 베팅했다. 실제로 지난 3일 미군의 군사작전 직후 계약 가치가 폭등했다. 해당 인물은 총 3만4000달러를 투자해 41만달러(약 5억9000만원)에 가까운 수익을 거뒀다.
폴리마켓은 대통령 인사, 월드컵 결과,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의 등장인물 생사까지 다양한 사건을 대상으로 베팅이 가능한 플랫폼이다. 다만 주식시장과 달리 내부정보 이용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
이번 거래 역시 새로 만든 계정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당시 공개된 정보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내부자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뉴스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그 정도 금액을 넣는 것은 내부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익명의 사용자는 지난달 계정을 만들고 지난해 12월 27일, 미국이 1월 31일까지 베네수엘라를 침공할 경우 당첨금을 지급하는 계약 96달러어치를 구매하면서 베팅을 시작했다. 이 사용자는 그 다음 주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의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만들어진 비슷한 계약 몇 개에 집중적으로 베팅을 늘렸다.
이 사용자의 마지막 베팅은 지난 2일 오후 9시 58분(미국 동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작전 개시 명령을 내리기 직전에 이루어졌다. 0~1달러에 책정되는 계약 1개의 가격은 당시 8센트에 불과해 참여자들이 예측하는 실각 확률을 8%로 반영했다.
거래자가 미국 정부 관계자라면 현행 법률에 따라 기소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기습 효과를 위해 작전 계획을 극소수 고위 참모들만 공유했다. 미군은 서반구 전역 20개 지역에서 150대의 전투기를 동원했다.
이 사건 이후 민주당의 리치 토레스 하원의원(뉴욕주)은 연방 의원과 행정부 인사가 내부정보를 활용해 예측시장에 참가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언급했다. 폴리마켓은 미국인 이용을 금지한다고 명시하지만 실제로는 VPN(가상 사설 네트워크)을 통해 손쉽게 우회할 수 있어 규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도 '0xafEe'라는 계정을 가진 이용자가 구글의 2025년 검색 순위와 인공지능(AI) 모델 출시일을 정확히 맞혀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등 내부정보 의혹이 반복되고 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