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값이 다시 7000원 선을 넘어섰다. 이번 가격 급등의 배경으로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과 ‘난각번호 4번’ 퇴출 유예에 따른 공급 감소가 꼽힌다.
6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전날 계란 특란 한 판(30구) 소비자 가격은 7045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6823원)보다는 3.2%, 1년 전(6206원)보다는 13.5%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초 6000원대 중반에서 안정세를 보이는 듯했던 계란값은 같은 달 중순부터 가파른 오름세를 타더니 새해에도 7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가격 상승의 표면적인 이유는 고병원성 AI 확산이다. 고병원성 AI는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여서 확진된 개체는 전부 살처분된다. 이번 동절기 들어 가금농장에서만 30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으며 야생조류에서도 22건이 발생했다. 통상 산란계 살처분 마릿수가 400만 마리를 넘어가면 계란값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러나 이달 2일 기준 살처분 마릿수는 427만마리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난각번호 4번(기존 케이지 사육)’ 퇴출 유예 조치도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고 분석한다. 난각번호란 닭의 사육 환경을 표시하는 숫자다. 1번은 동물복지란인 방사사육이며 2번은 축사 내 평사, 3번은 개선된 케이지, 4번은 기존 케이지 사육을 의미한다.
당초 정부는 동물복지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좁은 케이지에서 닭을 키우는 난각번호 4번 사육 방식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행을 앞두고 수급 불안 등의 이유로 2년 유예를 결정했다.
규제 시행을 앞두고 농가들이 지난해 10~11월 물량을 시장에 대거 쏟아내며 일시적인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 물량이 소진된 12월부터는 상황이 반전됐다. 신규 생산 감소와 AI 살처분이 겹치며 공급이 감소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말(11월26일~12월2일 기준) 선별포장처리 된 계란은 3억1920만개였지만 12월 말(12월24일~12월30일 기준) 선별포장처리 된 계란은 2억9230만개였다.
문제는 앞으로다. 1월은 AI 발생의 최절정기인 데다 설 명절을 앞두고 계란 소비가 가장 많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AI는 주로 경기 남부와 충남 지역에 집중돼 지난해보다 방역 상황이 양호하다”며 “1월 말까지의 공급량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