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전남 장성군 장성읍에서 만난 서경우(33)·박설록(32) 부부는 지난해 6월 광주광역시에서 장성군으로 이주했다. 이주 두 달 뒤 셋째 은율이를 낳았다. 박씨는 “첫째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장성군의 교육 여건이 도시보다 좋다는 것을 알고 이사를 결심했다”며 “방과 후 예체능 활동을 원 없이 할 수 있고 자부담 비용도 거의 없다”고 전했다. 네 살인 둘째는 도시에선 맞벌이로 소득 기준을 초과해 받기 어려운 영양제 세트를 보건소에서 지원받았다. 셋째를 출산하자 장성군은 신생아 양육지원금(800만원), 첫만남이용권 바우처(300만원), 출산축하용품(20만원) 등을 제공했다. 출생 후 1년간 지원받는 금액만 2070만원에 달한다. ◇ “일자리 창출·산업단지 신설 등 주력”장성군은 2024년 합계출산율 1.34명을 기록해 전국 시군구 가운데 4위에 올랐다. 같은 해 전국 합계출산율 0.75명과 비교하면 장성에서는 0.59명을 더 낳은 셈이다. 출생아 수는 계속 늘고 있다. 2024년 202명이던 장성군 출생아 수는 지난해 12월 20일 기준 250명으로, 1년 새 20% 이상 증가했다.
2021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받은 장성군은 출산지원금 등 장기적인 인구 증가 정책을 도입해 출산율을 높여왔다. 출산이 가능한 젊은 층을 유입하기 위해 삶의 질 향상과 정주 여건 개선에 노력했다. 지난해 2월 장성읍에 준공한 36층의 고층 아파트(793가구)가 대표 사례다.
군은 대도시와의 주거 격차를 줄이기 위해 도심 신축 아파트 인허가를 적극 지원했다.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자 서씨 부부처럼 대도시보다 저렴한 집값과 다양한 출산 혜택을 노리고 젊은 층이 이주해왔다. 장성군 인구는 2024년 말 4만2026명에서 지난해 10월 기준 4만2891명으로 865명 순증했다.
신축 아파트로 인구 유입 효과를 본 장성군은 광주시와 함께 개발 중인 첨단3지구의 주거 지역 비율도 확대했다. 당초 이 지역의 주거지 비율은 광주 60%, 장성 40%였는데, 5 대 5로 맞췄다. 장성에 주소지를 둔 지역에는 오는 10월 3365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고재인 군 인구경제실장은 “3365가구 중 외지인이 분양받은 물량만 3227가구(95.8%)로 확인됐다”며 “늘어난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출산 지원 정책과 함께 산업단지 신설 등 장기적인 일자리 창출 정책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18세까지 4320만원 지원장성군의 인구 증가 정책엔 전라남도의 뒷받침도 한몫했다. 도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2024년 이후 출생한 아동에게 매월 20만원씩, 18세까지 총 4320만원을 지급하는 출생기본수당을 도입했다.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인식 전환과 함께 출산 친화 분위기 조성에도 나섰다. 도가 지원하는 출생기본수당 등을 합해 장성군에선 18세까지 첫째는 1억724만원, 둘째는 1억1074만원, 셋째 이상은 1억1474만원을 받는다.
전라남도는 2024년 합계출산율 1.03명으로 2년 연속 전국 1위를 달성했다. 같은 해 장성군을 포함해 영광군(1.7명·1위), 강진군(1.61명·2위), 함평군(1.32명·6위), 고흥군(1.28명·8위) 등 5개 군이 합계출산율 전국 상위 10개 시군구에 들었다. 도는 2025년에도 1분기 1.13명, 2분기 1.04명, 3분기 1.11명 등으로 합계출산율 전국 1위를 이어갔다. 도 관계자는 “청년 인구 유출, 저출생 등 인구 문제는 정형화된 정책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해법을 계속 고민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성·무안=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