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끼리 크루즈 숙박” 산업부 ‘APEC CEO 서밋’ 대한상의 감사

입력 2026-01-05 09:30
수정 2026-01-05 12:32
지난해 10월 말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을 주관한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호화 크루즈 숙박 등 행사 자금 유용 의혹을 받아 정부가 감사에 착수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이하 산업부)는 대한상의 APEC CEO 서밋 관련 자금 유용 및 과다 지출 의혹에 대해 오는 8일부터 감사를 벌일 예정이다.

APEC CEO 서밋은 대한상의가 국가 행사인 APEC 정상회의 공식 부대행사로 주관했기 때문에 감사 대상에 해당된다.

또 이번 감사에서 위법성이 드러나면 수사기관에 고발 또는 수사 의뢰 절차가 이어질 수 있다.

대한상의가 꾸린 추진단의 팀장급 실무자가 호텔에 실제 4500만 원인 비용을 4850만원으로 청구하도록 한 뒤 차액 350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입금하도록 요구했다는 신고가 접수된 것이 이번 감사의 단초가 됐다.

특히 대한상의가 숙소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경주와 가까운 포항에서 이용한 2척의 크루즈 역시 예산 낭비 사례로 꼽힌다.

당초 크루즈는 각국에서 참가한 1000여 명에 달하는 CEO들의 숙소로 활용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크루즈에 묵은 행사 참가자는 40여 명에 불과해 대한상의 직원들이 이곳을 숙소로 이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외에도 행사 숙소로 예약한 한 호텔에는 실제 투숙객이 예상에 크게 못 미쳐 상의가 30억원에 가까운 최소이용보증금액을 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련의 의혹들과 관련 대한상의 안팎에서는 추진단이 부풀린 사업을 묵인하고 비용 일부를 리베이트로 챙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대한상의 노조는 성명을 내고 행사 추진단 전체에 대한 철저한 감사와 징계를 요구했다.

노조는 “철저한 감사와 엄정한 징계,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물론이고 회원사와 국민, 직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한 단호한 쇄신을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