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격엔 도저히 못 팔겠다"…개미들 '분통' 터트린 이유

입력 2026-01-02 17:25
수정 2026-01-03 00:32
▶마켓인사이트 1월 2일 오후 3시 15분


상장폐지를 목적으로 한 공개매수에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최대주주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가가 적정 가격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디앤디 최대주주인 한앤코개발홀딩스가 상장폐지 목적으로 실시한 공개매수 청약에서 응모 수량이 20만9731주로 예정 수량(최대 416만6402주)의 5.0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해 10월 이뤄진 1차 공개매수에서도 한앤코개발홀딩스는 696만2587주 중 279만6185주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 한앤코개발홀딩스의 SK디앤디 지분율은 78.69%로 자진 상장폐지를 신청하기 위한 지분율 기준(95% 이상)에 크게 못 미친다.

소액주주 사이에서 ‘헐값 상폐’ 논란이 벌어진 영향이 컸다. 두 차례 공개매수에서 한앤코개발홀딩스는 첫 번째 공개매수 공시 전날 종가인 1만1190원 대비 14% 높은 1만2750원을 제시했다. 이에 소액주주들은 공개매수 가격이 주가순자산비율(PBR) 0.39배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이마트의 신세계푸드 공개매수를 둘러싸고도 비슷한 반발이 제기됐다. 신세계푸드 주식의 55.47%를 보유한 이마트는 자사주를 제외한 잔여 유통주식 146만7319주(37.89%)를 대상으로 지난달 15일부터 22일간 공개매수에 들어갔다. 이마트는 공개매수 공고 직전 거래일 종가(4만100원)에 20%의 할증률을 붙인 4만8120원을 공개매수가로 제시했지만 일부 소액주주는 해당 가격이 PBR 0.59배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장부 가치에도 미치지 않는 가격에 상장폐지가 추진돼 손실을 떠안게 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논란은 국회 입법 논의로 번질 전망이다. 자본시장법상 주식의 공정가액 산정 방식과 관련한 법 개정안 7건이 지난해 발의됐기 때문이다. 상장사 합병과 주식교환 시 주가에 자산가치와 수익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공정가액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법안 대부분의 골자다. 공개매수 역시 상장폐지를 통해 기업 소유 구조를 바꾸는 행위인 만큼 관련 공정가액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은 이런 방식으로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공정가액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주관적 요소가 담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