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CEO)들이 신년사에서 꼽은 올해 사업 우선 순위는 인공지능(AI)보다 이동통신(MNO), 보안이었다. CEO들은 신년사에서 AI 사업보다 통신 본업을 먼저 언급하면서 고객과의 신뢰를 강조했다. 지난해 이통3사 모두를 휩쓸었던 해킹 사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재헌 SK텔레콤 CEO는 2일 신년사에서 올해 3가지 사업 변화 방향 중 MNO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정 CEO는 "업의 본질인 고객을 중심에 두고, 기본의 깊이를 더해 단단한 MNO를 만들자"고 말했다.
AI 사업은 그다음이었다. 정 CEO는 두 번째 요소로 "AI에서도 SK텔레콤의 혁신 아이콘을 만들자"라 언급했다. 이어 세 번째로 "AI 전환(AX)은 필수조건"이라며 "누구나 AI로 자신만의 값진 성과를 만들고 회사의 성장이 삶의 질을 함께 높이는 선순환을 만들자"고 말했다.
정 CEO의 신년사를 관통한 키워드는 '변화'였다. 지난해 유영상 CEO를 이어 SK텔레콤의 새 수장이 된 정 CEO는 '다시 뛰는 SK텔레콤'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신년사에 내세웠다. 정 CEO는 "우리의 변화는 모두가 하나 되는 드림팀으로 거듭날 때 완성될 수 있다"며 "CEO는 변화 관리 최고 책임자로서 구성원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KT는 보안을 강조했다. 김영섭 KT CEO는 "IT 영역·특정 부서만이 아니라 네트워크, 마케팅, CS 등 일상의 모든 업무가 침해 공격의 대상이자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정보보안의 대상"이라며 "인식 전환 없이는 일상화되고 지능화되는 침해·정보보안 리스크를 방어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앞으로의 고객 신뢰 회복 과정에서도 전 임직원이 힘을 모아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KT의 과제인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기업 전환'은 그다음으로 짚었다. 김 CEO는 "앞서 강조한 전방위 보안 혁신 노력과 더불어 AX 역량 강화와 이를 기반으로 한 혁신·과감한 도전을 이어 나간다면 고객과 시장이 인정하는 최고의 AX 혁신 파트너로 지속 성장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LG유플러스 또한 올해 중요한 사업 방향으로 고객과의 신뢰를 가장 먼저 앞세웠다. 홍범식 LG유플러스 CEO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여정이 힘들 수 있지만 성장에도 도움 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선 구성원과 경영진의 믿음이 중요하다"고 상호신뢰를 강조했다.
뒤이어 보안을 강조했다. 홍 CEO는 "숨기기보다 솔직하게 하고 탓하기보다는 함께 해결하는 용기가 신뢰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보안·품질·안전 기본기, 서비스 개발 체계 등 회사 전 영역에서 용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홍 CEO 신년사의 키워드는 '신뢰'였다. 홍 CEO는 TRUST(신뢰) 키워드를 강조했다. 이는 내세워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다짐(T), 문제를 드러내는 용기(R), 신뢰에 기반한 연대(U), 고객 세분화를 통한 깊이 있는 이해(S), 칭찬과 감사로 만드는 변화(T)라는 다섯 가지 마음가짐을 요약한 단어다.
홍 CEO는 "지난해는 우리가 가져가야 할 차별적 경쟁력의 영역과 우선순위를 명확히 한 시기”라며 “이 전략 방향은 올해도 변함없이 우리의 원칙이 되어 고도화, 구체화되고, 모든 실행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이통3사의 보안 능력을 검증하는 해가 될 예정이다.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칼을 뽑겠단 의지를 드러내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전날 신년사에서 "정보 보안은 AI 시대 존립을 결정하는 필수 조건"이라며 “기업에 만연한 보안 불감증을 해소하고 보안을 기업 경영의 우선 가치로 인식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해킹 반복 기업에는 징벌적 과징금도 부과된다. 배 장관은 "CEO의 보안 책임을 법령상 명문화하고 보안 사고(해킹) 반복 기업에는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보안 역량도 고도화해 해킹과의 전면전을 추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