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칩 주문 폭주…'패키징 외주' 늘리는 TSMC

입력 2026-01-01 17:41
수정 2026-01-02 02:15
TSMC가 최근 고객사들이 주문한 최첨단 패키징 물량 일부를 대만 ASE, 미국 앰코(AMKOR) 등 ‘패키징·테스트 전문업체’(OSAT)로 넘기고 있다. 최첨단 패키징 라인이 꽉 차서다. 고객사 물량이 최대 라이벌 삼성전자에 넘어가는 걸 지켜보느니 중립적 성격을 지닌 OSAT에 재하청을 줘 TSMC 생태계에 편입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TSMC는 최근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루빈’ 시리즈 제작을 위한 최첨단 패키징 물량 일부를 ASE, 앰코 등에 외주를 줬다. 예컨대 CoWoS(칩온웨이퍼온서브스트레이트)로 불리는 최첨단 패키징 공정 중 상대적으로 기술적 난도가 높은 CoW, 즉 실리콘 인터포저 위에 칩을 배치하는 작업은 TSMC가 맡고, WoS로 불리는 인터포저와 기판을 연결하는 건 외주업체에 맡기는 식이다. 일각에선 외주업체의 기술력이 향상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인터포저에 붙이는 공정도 맡았다는 애기가 흘러나온다.

TSMC가 최첨단 패키징 외주에 나선 건 자체 생산능력이 부족해서다. TSMC는 올해 75억달러(약 10조8500억원)를 투자해 CoWoS 생산능력을 웨이퍼 투입량 기준 월 11만 장 수준으로 끌어올릴 예정이지만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의 주문을 다 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AI 가속기의 핵심 요소인 HBM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최첨단 패키징을 다 갖춘 삼성전자에 고객사 물량이 넘어갈 가능성이 생긴다.

OSAT들도 이런 상황을 감안해 증설에 나섰다. ASE는 지난해 말 기준 최첨단 패키징 생산능력을 월 2만5000장까지 늘렸다. 앰코도 인천 송도 공장과 베트남 박닌성 생산라인 증설에 들어갔다.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 ASE의 매출은 지난해 1분기 44억5250만달러에서 3분기 55억3030만달러로 24.2% 증가했고 앰코 매출도 같은 기간 13억2160만달러에서 19억8700만달러로 50.3% 급증했다.

황정수/박의명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