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대표들은 2026년 국내 증시가 작년의 급등세를 재현하기보다 업종 간 격차가 좁혀지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배구조 개편과 금리 인하를 계기로 지주사와 바이오 등 그동안 저평가된 종목이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2년 연속 이어지는 테마는 없다”며 “지난해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했다면 올해는 대형주와 중소형주, 기술주와 비(非)기술주 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갭이 메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주사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으로 저평가 기업이 재평가받을 환경이 조성됐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지주사는 상법 개정과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직접적인 수혜주”라며 “현재 0.2~0.3배 수준인 지주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 정도로 올라와도 주가가 두 배로 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환율이 이어지는 환경에서 국내 수출 기업에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대표는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 달러 매출 비중이 높은 수출 기업의 실적이 좋아진다”며 “국내에 생산 기반을 두고,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업종에 투자하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안정환 인터레이스자산운용 대표는 올해 주목해야 할 ‘다크호스’로 바이오주를 언급했다. 안 대표는 “바이오는 금리 인하의 대표적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며 “정부가 코스닥 벤처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호재”라고 말했다. 이어 “신약 개발이나 기술수출(L/O) 등 이벤트에 힘입어 시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반도체에 집중된 인공지능(AI) 사이클이 다른 업종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목대균 KCGI자산운용 대표는 “지난해 AI 인프라에 관심이 집중됐다면, 올해는 AI를 실제로 활용하는 소프트웨어로 흐름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AI 자본투자(CAPEX) 사이클의 수혜를 보면서 지난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종목들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활용도가 높은 제약·바이오테크는 물론 로봇·휴머노이드 등 피지컬 AI 분야로도 기대가 옮겨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