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에도 당당…현우진 "사실 아냐"·조정식, 손종원과 활짝

입력 2025-12-31 18:35


수능 출제 문항을 부정하게 거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타강사'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며 당당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수학 일타강사 현우진은 31일 메가스터디 홈페이지를 통해 "수능 문제 모의평가 문항을 미리 유출한 것처럼 보도되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현직 교사 신분인 EBS 저자와의 문항 거래는 인정하면서도 "다양한 문항 수급 채널 중 하나였을 뿐 교사라는 이유로 프리미엄을 지급한 사실이 없다"고 항변했다.

아울러 현직 교사와의 문항 거래에 대해 "독점 계약이 아니었으며 이미 EBS 및 시중 출판 그리고 교과서 집필 등에 활발히 참여하는 교사였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보수를 지급했다"고 강조했다.

현우진은 사교육 카르텔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메가스터디는 전국 단위 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을 제공하는 곳으로, 회원 가입만 하면 누구나 교재를 구매할 수 있다"며 "강의 구매 없이도 온라인으로 교재 구매가 가능해 특정 집단에만 제공되는 자료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영어 일타 강사 조정식은 지난 6월 법률대리인을 통해 "검찰에 송치된 모든 혐의에 대해 ‘무혐의’임이 명백하다고 확신하고 있다"면서 "사건의 해당 교사에게 5800만 원을 직접 지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알렸다.

그는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난 해당 건에 대해 도덕적·법적으로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해관계자들이 많아 아직 모든 걸 말할 수 없으나 적어도 날 직간접적으로 알고 있는 모든 이들에 대해 부끄러운 짓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30일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2' 손종원 셰프의 식당을 찾은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손종원 셰프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셰프는 위대한 직업"이라고 적으며 활짝 웃어 보였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7부(부장검사 최태은)는 이날 수능 관련 문항을 부정하게 거래한 혐의로 현우진 조정식을 포함한 사교육업체 관계자와 전·현직 교사 등 40여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현우진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현직 교사 3명에게 문항 제작을 조건으로 약 4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정식 역시 같은 기간 현직 교사 등에게 약 8000만원을 건네 문항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으며, EBS 교재 발간 전 문항을 미리 받으려 한 배임 교사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EBS 교재 집필자이거나 수능 모의고사 출제위원 경력이 있는 교사들로부터 문항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덜미가 잡힌 계기는 2022년 11월 시행된 수능이었다. 당시 영어 영역 23번 3점짜리 문항은 '넛지'의 저자인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출간한 'Too Much Information(TMI)'에서 발췌한 지문이 나왔다. 시험 직후 입시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이 지문이 조정식이 제공한 사설 모의고사 지문과 한 문장을 제외하고 동일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조정식이 제공한 사설 모의고사를 미리 풀어보고 해설 강의까지 들은 학생들에게 시험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교육부는 수사를 의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