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한 해 동안 낸 건강보험료에서 병원에 지급된 급여액을 뺀 보험료 수지 적자가 12조원을 넘어섰다. 건보 재정 건전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보건복지통계연보 2025’에 따르면 2024년 건강보험 보험료 수입은 84조1247억원, 보험급여비 지출은 96조4558억원으로 확정됐다. 차액인 건강보험료 수지는 12조3311억원으로 집계됐다. 건강보험 가입자에게서 거둔 보험료만으로는 급여 지출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보험료 수지 적자 규모는 2022년 6조6965억원, 2023년 10조2333억원 등으로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2024년 적자 규모는 현행 건강보험 체제가 출범한 1997년 이후 최대 규모다. 건보 국고 지원도 증가하고 있다. 10년 전 6조원대이던 건강보험 국고 지원금은 2024년 12조1657억원으로 두 배가량으로 급증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2025년 국고 지원금은 13조원으로 늘어난다.
보험료 수입에 국고와 적립금 운용 수익 등을 모두 더한 총수입에서 급여비 지출과 관리운영비 등 총지출을 뺀 총수지는 2024년 1조4443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총수지도 2026년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본다.
정부는 건보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2022년 2차 개편 당시엔 고소득 지역가입자와 고소득 직장인의 건강보험료를 인상했다. 개편 시기는 6·3 지방선거 이후 하반기로 예상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건보 보험료율은 상한선이 있어 바꾸기가 쉽지 않다”며 “소득에 따라 재산보험료 부담을 차등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