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더 많이 팔겠다"…현대차그룹, 필승 무기는?

입력 2025-12-31 16:16
수정 2025-12-31 16:17
현대자동차그룹이 2026년 내놓을 40여 개 신차(부분 변경 및 엔진 변경 모델 포함)를 앞세워 사상 최대 판매 기록에 도전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2025년 판매량(약 730만 대 추정)보다 10% 가까이 늘어난 최대 800만 대 안팎을 목표치로 세운 것으로 추정한다. 작년보다 40% 늘어난 신차와 높아진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매출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는 전략이다.

◇역대 최대 판매 도전31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기아는 2025년 1~11월 세계 시장에서 670만5706대를 팔았다. 현대차 380만6951대, 기아 289만8755대다. 월평균 61만 대를 판매한 만큼 2025년 예상 판매량은 730만 대로 목표치(739만 대)에 근접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대부분 권역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미국에선 1~11월에 159만 대(현대차 82만 대·기아 77만 대)를 판매해 3년 연속 상승 곡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는 현대차와 기아의 2025년 미국 판매량을 184만 대로 추정했다.

중국과 미국에 이은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도 현대차그룹의 또 다른 성장축이다. 현대차·기아는 2025년 1~11월 인도에서 72만9000대를 판매했다. 월평균 판매량(7만2000대)을 감안할 때 역대 최대인 2024년(79만 대)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텃밭인 내수 시장에서도 현대차와 기아는 11월까지 전년보다 각각 1%와 1.5% 늘어난 65만 대와 50만 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그룹은 비야디(BYD) 등 중국의 공세에 판매량이 2.6% 줄어든 유럽(96만 대)을 제외한 4대 시장 중 세 곳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대차그룹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하이브리드카 등 값비싼 차종을 앞세워 사상 최대 매출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2025년 합산 매출(에프앤가이드)은 303조216억원으로, 2024년(282조6800억원)보다 7.2%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매출은 2008년 100조원을 넘어섰고, 2022년 200조원을 돌파했다. 100조원에서 200조원까지는 14년 걸렸지만, 200조원에서 300조원으로 넘어가는 데는 4년밖에 안 걸렸다. 다만 미국의 관세 부과 탓에 합산 영업이익은 2024년(26조9067억원)에 비해 18.5% 줄어든 21조9312억원으로 추산됐다. ◇아반떼·투싼 완전 변경 신차현대차그룹의 올해 ‘필승 무기’는 40여 개에 달하는 신차다. 여기에는 완전 변경 모델과 부분 변경 모델,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으로 엔진을 바꾼 모델 등이 모두 포함된다. 같은 기준으로 지난해 내놓은 신차(28개)와 비교하면 42.8%나 많다.

기아는 2026년 1분기 미국에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한 준대형 SUV 텔루라이드를 출시한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0월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된 이후 하이브리드카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인도에서는 소형 SUV로 승부수를 띄운다. 기아는 지난 23일 아난타푸르 공장에서 2세대 ‘디 올 뉴 셀토스’ 양산 기념식을 열었다. 셀토스는 2019년 8월 1세데 모델 출시 이후 인도에서만 58만 대가 팔린 베스트셀링카다.

현대차도 2분기 준중형 세단 아반떼(8세대)를 시작으로 3분기 준중형 SUV 투싼(5세대) 등 완전 변경 신차를 내놓는다. 투싼과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는 현대차의 미국 판매 1, 2위 차종이다. 제네시스의 첫 대형 전기 SUV인 GV90은 올 상반기에 나온다. 3분기부터는 G80과 GV80 하이브리드 모델이 더해진다. 국내 첫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도 출시한다. 연말에 나오는 GV70에 적용된다.

현대차그룹은 판매량 확대 계획에 맞춰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50만 대)와 인도 푸네 신공장(25만 대) 증설에 나선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해 10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내년에 신차가 잇따라 출시되면 판매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를 줄일 수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형/양길성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