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가족이면 쓰는 거냐"…논란의 대한항공 'A카운터' [차은지의 에어톡]

입력 2026-01-01 19:59
수정 2026-01-01 20:03

최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은 김병기 의원 가족들이 항공사에서 누린 특혜들이 회자되고 있다. 일반 탑승객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는 프리미엄 혜택들이 국회의원 가족들에게는 제공됐다는 이유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30일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사과하면서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다. 그 중심에 대한항공 특혜 논란이 있었다.

과거 김 의원 부인이 대한항공 여객기를 이용해 베트남 하노이로 출국할 때 김 의원 보좌진과 대한항공 관계자가 공항 편의 제공 등을 논의한 대화 내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출국 하루 전 대한항공 관계자는 인천공항 ‘A 수속 카운터’와 ‘프레스티지 클래스 라운지’ 위치 사진과 이용 방법을 전했다. 당시 대한항공 관계자는 “A 카운터 입장 전에 안내 직원이 제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면 ○○○ 그룹장이 입장 조치해뒀다고 직원에게 말씀하시면 된다”고 안내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측은 “개인의 서비스 이용 내역 등은 개인정보이므로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대형 항공사들의 ‘프리미엄 카운터’는 일반석 승객들과 섞이지 않고 우수 고객 및 상위 클래스 승객들만 별도로 더 빠르게 체크인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전용 공간이다. 빠른 수하물 처리와 수속,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이들 서비스는 대한항공 일등석이나 프레스티지(비즈니스석) 이용 고객에게 제공된다.

당시 김 원내대표 부인의 항공권은 일반석이었고, 우수 고객이나 상위 클래스 승객도 아니었지만 해당 카운터를 이용한 것이다. 김 의원은 아내의 출국 편의 제공과 관련해 “아내가 수속 카운터는 사용했다. 면세점 쇼핑 때문에 라운지를 쓸 시간은 없었다고 들었다”고 해명했다.

대한항공의 인천공항 A 카운터는 제2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가장 왼쪽에 별도 공간으로 분리돼 있다. 전용 입구를 통해 들어가기 때문에 일반 카운터보다 한산하고, 수속을 마친 후 바로 옆에 있는 전용 출국 통로와 가까워 보안 검색대로 이동하기 편하다.

주로 프레스티지 클래스 이상 탑승 고객이 이용하지만 이코노미 항공권을 가진 일부 고객도 이용이 가능하다. 대한항공의 밀리언 마일러 클럽 및 모닝캄 프리미엄 클럽 회원이거나 스카이팀 엘리트 플러스 회원도 해당 카운터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밀리언 마일러 클럽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대한항공·스카이팀 100만마일 이상 탑승 시 자격이 부여된다. 아울러 스카이팀 이외의 제휴 항공사·신용카드·이벤트 마일리지는 산정에서 제외돼 1년에 한 두 번 해외여행을 즐기는 일반인들은 도달하기 쉽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회의원이나 고위직들은 대부분 비즈니스 클래스를 탑승하기 때문에 항공사 측에서 별도 혜택을 더 제공해 줄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번 논란을 접하고 이런 케이스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