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우리 군에서 인정한 블랙박스로 글로벌 방위산업체들과 경쟁하겠습니다.”
지난 29일 만난 박상래 스타넥스 대표(사진)는 “‘절충교역’을 지렛대 삼아 미국 록히드마틴 항공기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절충교역은 해외 방산기업이 한국 정부에 무기를 팔 때 수출액의 40%만큼 반대급부로 기술이전 및 부품 구매를 하는 제도다. 박 대표는 “하반기에 미국 항공기 제작업체 벨에 제품을 직수출할 예정”이라며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게 기술 격차를 벌려 군용 블랙박스 시장 절대 강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비상장사인 이 회사는 국내 유일의 군용 블랙박스를 앞세워 차별화를 꾀했다. 2007년 영상 장비 제조사 고프로보다 앞서 액션캠(초소형 캠코더)을 개발했다. 이후 공군 요청으로 비행 임무 분석 장비를 만들어 군용기 240대에 납품했다. 조종사가 비행 영상을 3차원(3D) 지도와 연동해 훈련을 복기할 수 있는 장비로 2015년 최대 1100도의 고온을 견디는 군용 블랙박스로 진화했다.
스타넥스는 KAI 의뢰로 프랑스 최대 방산기업인 탈레스의 항공기용 침수감지기를 국산화하는 작업을 끝마쳤다. 항공기에서 주로 쓰이는 유선 송수신기를 무선 무전기로 개량했다. 박 대표는 “인공지능(AI)으로 블랙박스 데이터를 분석해 비행기 이상 징후를 조기에 탐지하거나 조종사의 비행 능력 향상을 돕는 차세대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78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을 올렸다. 박 대표는 “향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2027년 매출 4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