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같은 일 벌어졌다…드릴로 은행 벽 뚫은 '금고도둑'

입력 2025-12-31 15:37
수정 2025-12-31 15:38

독일 은행 강도 일당이 은행 벽을 드릴으로 뚫고, 금고를 부숴 3000만유로(약 508억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달아났다.

30일(현지시간) dpa 통신은 독일 서부 소도시 겔젠키르헨의 한 저축은행 금고실에 강도가 침입, 보관 중이던 개인 금고 3200여개를 깨고 현금과 귀중품 약 3000만유로(약 501억원) 상당을 훔쳐 달아났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강도들이 특수 드릴을 동원해 벽면을 뚫고 금고실에 들어온 뒤 개인 금고를 부수고 보관돼 있던 현금과 금, 보석류 등을 털어갔다고 전했다. 전날 아침 화재경보가 울리면서 강도 침입 사실이 드러났다.

은행 측은 고객이 맡긴 개인 금고 95%가 파손됐으며, 피해 고객들을 위한 전용 안내 전화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dpa는 이번 사건으로 2500여 명이 영향을 받았고 현대 독일 역사상 최악의 은행 강도 사건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고 논평했다.

초동 수사 결과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주차장을 통해 건물에 침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 28일 밤부터 29일 새벽 사이 인근 주차장에서 커다란 가방을 든 남성 여럿을 봤다는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수사 중이다.

폐쇄회로(CC)TV에는 29일 새벽 검정색 차 1대가 마스크를 쓴 탑승자들을 태운 채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이 차량 번호판은 독일 하노버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소식이 전해진 후 고객 200여명이 은행 앞으로 몰려와 항의하는 등 소란이 벌어지자 경찰은 안전을 위해 은행을 폐쇄했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분노한 일부 고객이 변호사와 연락하면서 은행 진입을 상의하는 장면도 목격됐다고 전했다.

이 은행에 따르면 각 금고의 보관물에 대해서는 최고 1만300유로(약 1750만원)의 보험이 적용되며, 피해 고객에게 서면으로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