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스튜디오의 차기작 '어벤져스: 둠스데이'가 내년 12월 개봉을 확정하고 연이어 예고편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흥행 시동을 걸었다. 세계관의 확장을 예고하는 이번 작품은 공개와 동시에 글로벌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공개된 예고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장면은 천둥의 신 '토르'의 변화다. 전지전능한 히어로로 군림해왔던 그는 거대한 전투를 앞두고 나무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아버지 '오딘'에게 기도한다. 토르는 "제게 선조들의 힘을 주십시오. 한 번 더 싸울 수 있게, 한 번만 더 적을 쓰러트리고 그 아이에게 돌아갈 수 있게"라고 읊조리며 절박한 심정을 드러낸다.
신도, 영웅도 아닌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살아남아야 하는 존재가 된 토르의 모습은 이전 시리즈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킨다. 이는 '토르: 러브 앤 썬더'에서 우주적 빌런 ‘고르’의 딸 ‘러브’와 가족의 유대를 맺었던 서사가 이번 작품에서 한층 깊어진 감정선으로 이어질 것임을 암시한다.
이와 함께 토르를 극도의 두려움에 빠뜨린 존재 '닥터 둠'의 위압적인 기운도 예고편을 통해 일부 드러난다. 마블 세계관에서 손꼽히는 최강 빌런으로 꼽히는 닥터 둠의 등장은 이야기의 무게감을 단숨에 끌어올리며 긴장감을 높인다.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MCU에서 ‘캡틴 아메리카’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배우 크리스 에반스의 복귀가 공식적으로 암시돼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영상에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방패와 슈트를 내려놓고 평범한 삶을 선택한 ‘스티브 로저스’가 아들을 품에 안고 있는 모습이 담겨 시선을 끈다. 전쟁과 희생의 상징이었던 영웅이 한 가정의 아버지로 살아가는 장면은 짧은 분량에도 강한 여운을 남긴다.
영상 말미에는 "스티브 로저스는 '어벤져스: 둠스데이'로 돌아온다"는 문구가 등장하며 그의 MCU 복귀를 분명히 했다. 이 장면은 단순한 깜짝 등장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캡틴 아메리카가 다시 전면에 나서게 된 이유와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특히 ‘엔드게임’에서 완결된 듯 보였던 서사가 어떤 방식으로 확장될지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어벤져스: 둠스데이'는 '어벤져스' 시리즈 전편을 연출했던 루소 형제가 다시 메가폰을 잡아 완성도에 대한 기대를 키운다. 여기에 ‘아이언맨’으로 MCU의 출발을 이끌었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닥터 둠 역으로 합류하며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강렬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캐스팅 라인업 역시 역대급이다. 크리스 헴스워스, 바네사 커비, 안소니 마키, 세바스찬 스탠, 레티티아 라이트, 폴 러드, 톰 히들스턴을 비롯해 패트릭 스튜어트, 이안 맥켈런, 제임스 마스던, 채닝 테이텀, 페드로 파스칼, 크리스 에반스 등 MCU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배우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마블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어벤져스: 둠스데이'는 2026년 12월 전 세계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