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경제 완만한 회복세…재정악화 해결은 숙제

입력 2025-12-31 15:34
수정 2025-12-31 15:35
올해 유럽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복지와 국방비 지출 증가에 따른 재정 악화는 각국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26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1.2%로 예상했다. 지난해 성장률(1.3%)보다 소폭 둔화한 수준이지만, 잠재성장률(1.2%)을 웃돌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관세 부과 등 글로벌 무역 갈등 속에서 유럽 경제가 예상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ECB가 추가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이 완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ECB는 지난해 6월 1년간 이어온 금리 인하를 중단한 후 4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로이터통신 설문조사에 참여한 경제학자 90명 중 65명(73%)은 올해 중반까지 금리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 한 차례 이상 금리 인하를 예상한 응답자는 21명에 불과했다. 물가상승률은 향후 몇년간 ECB 목표치인 2%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관측했다.

양호한 성장률에도 올해 유럽의 GDP 대비 재정 적자와 부채 비율은 모두 상승할 전망이다. 국방비 지출과 인프라 투자 확대 영향이다. 지난해 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하는 데 합의한 후 유럽 각국은 군사력 증강에 필요한 지출을 늘리고 있다.

EU 집행위는 올해 유로존의 GDP 대비 재정적자를 3.3%로 제시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GDP 대비 재정적자가 지난해 3.1%에서 올해 4.0%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유로존의 GDP 대비 총 공공부채는 89.8%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88.8%보다 소폭 오른 수준이다.

유럽은 중국과 미국의 의존도를 낮추면서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도록 ‘전략적 자율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EU 집행위는 역내 내수소비를 주요 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하지만 제한적인 재정 여력과 높은 에너지 비용이 한계로 지적된다. 가스와 석유 가격이 급격히 하락했지만 기후 규제로 미국과 중국에 비해 비용이 높아 유럽의 산업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