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홍철도 큰일 날 뻔…'해맞이 등산' 이건 무조건 챙기라는데 [건강!톡]

입력 2025-12-31 08:08
수정 2025-12-31 09:12

새해를 맞아 해돋이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기온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보온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오는 1일, 한라산 등 출입 통제 시간이 있는 유명 산들도 새해 첫날 일출 산행이 가능하다. 새해 일출을 감상하기 위해 전국 명소로 인파가 몰리는 가운데, 매년 저체온증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른 새벽부터 해가 뜰 때까지 추운 야외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동상이나 저체온증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체온증은 우리 몸이 생산하는 열보다 밖으로 뺏기는 열이 더 많을 때 발생한다. 방송인 노홍철은 지난 1월 배우 이시영, 가수 권은비 등과 함께 네팔 히말라야 등반에 도전했지만 저체온증과 고산병으로 결국 하산했다.

당시 노홍철은 "샤워를 하려고 했는데 큰일 난다고 머리는 절대 감지 말라고 하더라. 방 온도가 워낙 차가워서 머리가 젖어 온도가 낮아지면 뇌에 손상이 오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사망 사고도 일어난다고 했다"면서 열손실의 위험성을 전했다.

배우 김보성도 2018년 E채널 '산으로 가는 예능-정상회담' 출연 당시 "땀을 많이 흘리고 식기를 반복하니 힘들더라"며 "저체온증 초기 증상으로 위험한 상황까지 왔다"고 털어놓았다.

이동할 때 땀을 흘리다가 대기 시간에 식으면서 급격한 체온 변화가 있을 경우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다. 두꺼운 외투를 입더라도 손끝이나 귀, 코 등은 차가운 공기와 직접 맞닿기 때문에 혈관 수축과 피부 손상에 따른 동상, 동창 등이 생길 수 있어 보온 유지가 관건이다.

동상과 동창은 모두 차가워진 신체 부위의 온도를 높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장갑이나 양말은 여분을 준비해 젖었다면 빠르게 교체해 줘야 한다.

일출 시기까지 대기할 때는 우모복을 입고 정상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특히 추위를 이겨내겠다고 술을 마시는 것은 삼가야 한다. 두꺼운 옷 한 벌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는 것이 공기층을 형성해 보온에 훨씬 유리하다. 땀 흡수가 빠른 내의와 방풍 기능이 있는 겉옷을 준비한다.

특히 머리와 목을 보호해야 한다. 체열의 40% 이상은 머리와 목을 통해 빠져나간다. 모자와 목도리, 귀도리 착용은 필수다.

초콜릿 등 열량이 높은 간식을 수시로 섭취해 몸의 열을 낼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해 줘야 한다. 하지만 술은 절대 금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체내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체온이 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금세 다시 체온이 떨어진다. 더군다나 술에 의해 중추신경계의 기능이 둔화하면서 체온 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저체온증이 발생하면 즉각 대응해야 한다.

저체온증은 심각도에 따라 세 단계로 나뉜다. 경증은 몸이 심하게 떨리고 피부가 창백해지며 입술이 파래진다. 판단력이 흐려지고 말이 어눌해지기 시작한다. 이보다 심각해지면 오한이 사라지며 근육이 뻣뻣해진다. 극심한 피로를 느끼며 자꾸 잠을 자려고 하는 의식이 혼미해지는 단계다. 중증 단계에 들어갈 경우 심장 박동과 호흡이 매우 느려지며 혼수상태에 빠진다. 반사 기능이 사라지고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급 상황이다.

주변에서 저체온증 환자가 발생했다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가능한 한 바람이 불지 않는 따뜻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젖은 옷은 즉시 벗기고 마른 담요나 침낭으로 몸을 감싸준다. 핫팩이나 따뜻한 물병을 사용할 때는 손발이 아닌 겨드랑이, 배, 가슴 부위에 대어 심장으로 가는 혈액을 먼저 데워야 한다.

따뜻하고 달콤한 음료도 도움이 된다. 다만 의식이 있는 경우에만 음료를 제공한다.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음료를 먹이면 질식의 위험이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