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메타 플랫폼즈는 싱가포르 기반 AI 스타트업인 마누스를 약 20억달러(약 2조9천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메타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29일 성명을 통해 AI 스타트업 마누스의 기술과 리더십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메타는 인수 후에도 이 회사의 서비스를 계속 운영 및 판매하고 메타의 제품에도 통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인수 금액은 밝히지 않았으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수에 관련된 소식통을 인용해 약 20억달러가 넘는다고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중국에서 설립돼 싱가포르로 이전한 마누스는 올해 초 시장 조사, 코딩, 데이터 분석과 같은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범용 AI에이전트를 출시했다. 마누스측은 출시 8개월만에 연평균 매출 1억달러 이상을 달성했고 연간 매출 1억 2,500만달러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메타는 AI 혁신을 가속화하고 AI 비서 등 자사의 소비자 및 기업 제품에 고급 자동화 기능을 통합하기 위해 인수했다고 밝혔다.
마누스의 모회사인 버터플라이 이펙트는 중국에서 설립된 후 싱가포르로 이전했으며 올해초 미국의 벤처 캐피털 회사인 벤치마크가 주도한 투자 라운드에서 약 5억달러의 기업 가치로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텐센트, 젠펀드, HSG 등 중국 유력 기업들의 투자를 받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특정 디지털 작업을 수행하는 데 인간의 감독이 필요 없는 도구이다. 세일즈포스와 서비스나우 같은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챗봇 같은 생성형 AI 기능보다 자사이 AI에이전트가 기업의 신기술 활용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홍보해왔다.
메타는 이번에 인수할 마누스의 기술 및 리더십 그룹이 메타 조직내에서 어떤 위치에 배치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메타의 최고 AI책임자인 알렉산드르 왕은 올여름 자신의 스타트업인 스케일AI에 대한 메타의 대규모 인수후 메타에 합류했다.
발표 이후, 마누스의 공동 창립자 겸 CEO인 샤오 홍은 자신의 게시물에서 이번 계약이 회사의 에이전트 활용 범위를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말만 하는 AI가 아니라 행동하고, 창조하고, 전달하는 AI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썼다.
메타의 저커버그는 향후 3년간 미국내 인프라 프로젝트에 6천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이 중 상당수가 인공지능 관련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는 내년 봄에 선보일 최첨단 AI 모델 개발을 위해 올해 거액을 들여 기업을 인수하고 연구진을 다른 회사로부터 스카웃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막대한 투자가 단기간에 의미있는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벤처캐피탈 회사인 벤치마크는 올해 초 중국과 연관된 AI 기업에 투자했다는 이유로 미국의회의의 의원들과 다른 벤처 투자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텍사스주 공화당 소속 존 코닌 상원의원은 5월 X에 올린 글에서 "미국 투자자들이 AI 분야에서 우리의 최대 적수인 중국 공산당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중국 공산당이 그 기술을 이용해 우리를 경제적,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데 이용하는 것을 용납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