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성, 여성보다 '뇌졸중' 많이 걸리더니…'뜻밖의 결과'

입력 2025-12-30 18:11
수정 2025-12-30 20:55

우리나라에서 한 해 약 3만5000건의 심근경색, 11만건의 뇌졸중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흡연, 음주 등을 더 많이 하는 남성에게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 발생률이 높고, 여성은 주로 고연령일 때 관련 질환이 생기기 때문에 사망률(치명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30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3년 심뇌혈관질환 발생통계'에 따르면 한 해 동안 3만4768건의 심근경색증이 발생한 가운데 남성이 2만5982건, 여성이 8786건을 차지했다. 남성에서 심근경색이 약 2.9배 많이 발생한 셈이다.

전체 심근경색증 중 재발생한 사례의 비율은 9.6%, 인구 10만명당 심근경색증 발생률은 68.0건이었다. 남성이 102.0건, 여성이 34.2건이었다.

심근경색증 발생 후 30일 이내 사망한 치명률은 8.9%였다.

남성은 발생 이후 7.4%가, 여성은 13.5%가 30일 이내에 사망했다. 80세 이상의 30일 이내 치명률은 21.8%였다.

심근경색증 발생 후 1년 이내 치명률은 16.5%로 남성 13.5%, 여성 23.6%였다. 80세 이상에서 1년 이내 치명률은 37.3%였다.

뇌졸중은 2023년 한해 11만3098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남성이 6만3759건, 여성이 4만9339건으로 남성이 약 1.2배 더 많았고, 전체 뇌졸중 중 재발생 비율은 25.3%였다.

뇌졸중은 80세 이상 연령대에서만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했고, 그 이하 연령대에서는 남성이 더 많았다.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221.1건으로 남성이 250.3건, 여성이 192.2건이었다. 80대 이상에서는 1507.5건이었다.

뇌졸중 발생 후 30일 이내 사망하는 30일 치명률은 7.5%였다. 남성 6.6%, 여성 8.7%다. 연령대별로는 80대 이상에서 30일 치명률이 11.9%로 가장 높았다.

1년 치명률은 19.8%였다. 남성 18.0%, 여성 21.6%다. 65세 이상에서는 뇌졸중 발생 후 1년 이내 사망률이 31.2%였다.

심근경색증과 뇌졸중 모두 발생은 남성에게 더 많은데 사망률은 여성에게 더 높은 양상을 보였다.

통계 연구를 맡은 연세대 디지털헬스연구원 원장 김현창 교수는 "남성이 흡연, 음주 등 위험 요인을 더 많이 갖고 있다 보니 발생은 더 많지만, 여성은 훨씬 더 고령일 때 질병이 생기면서 치명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심장질환은 우리나라 사망 원인 2위, 뇌혈관 질환은 4위로 질병 부담이 큰 질환이다.

특히, 심근경색증과 뇌졸중 모두 빠르게 진단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고, 생존해도 후유증으로 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질병청은 지난해부터 국민건강보험 정보를 분석해 심뇌혈관질환 발생통계를 분석·발표하고 있다. 질병청은 심근경색증과 뇌졸중에 더해 다른 심뇌혈관 질환도 통계 분석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