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10일 시행을 앞둔 노란봉투법과 관련하여, 고용노동부는 현장의 혼란을 해소하고자 지난 26일 노란봉투법 해석지침(안)(이하 '지침')을 발표하였다. 지침은 향후 행정예고를 통해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여 추가 보완할 예정으로 확정된 공식자료는 아니다. 지침은 사용자성 판단과 노동쟁의 범위 확대 두 가지를 다루고 있는데, 특히 사용자성 판단에 관하여 관심이 높은 만큼 그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i>◆사용자성 판단 기준: ‘근로조건에 대한 구조적 통제 여부’가 핵심</i>
노란봉투법상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보게 된다. 이러한 ‘실질적 지배력’에 대한 판단기준이 무엇인지 논란이 되었는데, 고용노동부는 지침을 통하여 핵심 판단 징표로서 ‘근로조건에 대한 구조적 통제’를, 보완적 징표로서 계약사용자(하청)의 사업이 계약외사용자(원청)의 사업에 편입된 정도 및 경제적 종속성 여부를 각 제시하였다.
<i># [핵심 징표] 근로조건에 대한 구조적 통제</i>
- 도급·위임계약관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조건에 대한 구조적 통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계약외사용자가 근로조건의 핵심적인 부분을 사실상 결정하거나 계약사용자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재량을 본질적으로 제한하는 경우
<i># [보완 징표] 업무의 조직적 편입 및 경제적 종속성</i>
- 계약외사용자가 하청 근로자의 노무를 자신의 사업목적을 위해 기능적으로 통합하면서 자신의 근로자와 함께 운용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 등 조직적 편입이 인정되는 경우, 계약사용자가 계약외사용자에 경제적으로 종속되어 있는 경우 등 고려
<i>◆주요 내용 소개</i>
①‘근로조건에 대한 구조적 통제’라는 새로운 기준의 제시
지침에 따르면 근로조건에 대한 구조적 통제는 집단적 근로조건을 조직적·구조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을 의미하는데, 이는 주로 규칙·시스템 등을 통한 지배 방식으로 나타난다고 하면서 그 예시로 계약외사용자(원청)가 영업일수 등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과 연관되는)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정하는지, 계약사용자(하청)가 이를 준수하지 못하는 경우 도급계약의 해지가 가능한지, 하청 근로자의 작업시간이 원청의 시스템(납품시간 등)에 의해 실질적으로 결정되는지 등을 들고 있다.
이에 대하여 노동계는 ‘구조적 통제’라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불법파견(상당한 지휘·감독 여부)보다 사용자 판단기준이 엄격해졌다는 점이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고용노동부는 이에 대하여 불법파견 기준보다 엄격하여 사측의 책임회피용 도구로 악용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구조적이고 집단적인 지배·결정에 관한 사정을 입증해야 한다는 점에서 비교적 엄격한 판단기준을 제시한 것은 어느 정도 분명해 보인다.
②‘경제적 종속성’은 보완적 판단 징표
지침은 경제적 종속성은 보완적 징표로 보았고, 이는 최근 하급심판결(서울행정법원 2024구합72896 판결)을 고려한 것으로 이해되는데, 경제적 종속성이 보다 근본적인 징표라는 시각도 적지 않고, 위 하급심판결이 상급심 법원의 판결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실질적 지배력 판단 시 ‘경제적 종속성’이 간과되지 않도록 유념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③각 근로조건별로 실질적 지배력 유무에 대하여 판단
지침은 노란봉투법 제2조 제2호 후문의 '그 범위에 있어서는'에 관하여 원청에 포괄적인 사용자 지위가 부여되는 것은 아니고, 특정한 개별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 지배력을 각기 판단해 보아야 한다면서, 구체적으로 근로조건을 유형별로 6개의 분야(안전/작업환경/복리후생/근로시간/작업방식/임금)로 범주화하였다. 향후 위 6개 분야의 근로조건들을 중심으로 각기 실질적 지배력에 관한 구체적인 실무례와 판결례가 축적될 것으로 보인다.
④계약 구조·업무 성격상 사용자성 및 교섭의제 인정 가능성이 낮은 유형의 제시
지침은 업무 성격과 계약 구조에 따라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이 낮은 유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는데, 이를 실무적으로 참고할 수 있어 보인다.
ⓐ납품형 외주하청(OEM 등), 구내식당·청소·전산장비 유지보수 등 원청의 주된 사업목적과 구분되는 업무
ⓑ정부-산하기관 관계와 같이 예산 편성·배분 이후 운영 재량이 수급 주체에게 귀속되고, 발주자가 개별 근로조건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 경우
ⓒ물량도급 또는 턴키 계약으로서 원청이 인건비나 임금 구조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 경우
아직 노란봉투법 시행까지는 약 3개월의 시간이 남아 있고, 향후 행정예고를 통해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여 최종 발표될 고용노동부의 지침을 주목해 보아야 한다. 또한 법률의 최종적인 유권해석 권한은 법원에 있으므로 향후 법원의 판결을 주목해 보아야 하는데, 원청의 사용자성이 문제된 사건들이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에 있으므로 이에 관한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
구교웅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