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국인 피싱 조직원, 자금 전달 중 강도한테 털렸다

입력 2025-12-30 10:26
수정 2025-12-30 10:38
보이스피싱 조직 윗선에 돈을 전달하러 가던 20대 조직원이 길거리에서 강도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피해 남성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정황을 포착해 신병을 확보하는 한편, 가해 남성의 행방을 쫓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해 현금을 전달하려 한 혐의(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로 20대 남성 A씨를 지난 29일 긴급체포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중국 국적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9일 오후 6시 55분께 서울 송파구 삼전동의 한 노상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달할 현금을 들고 이동하던 중 남성 B씨에게 강도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A씨의 뒷목을 잡아 인근 주차장으로 끌고 들어간 뒤 흉기 손잡이를 보여주며 위협해 A씨가 소지하고 있던 현금 4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씨가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전달하려던 액수 미상의 현금이 담긴 가방도 함께 강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던 중 A씨가 송파구 일대에서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하는 장면을 확인하고 그를 체포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단순 강도 범행을 넘어 다른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도주 중인 B씨를 추적하고 있다"며 "보이스피싱 조직원들 사이의 내부 사정이 얽힌 사건인지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