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목표주가를 잇달아 높이며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4만5000원에서 15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현대차증권도 12만9000원에서 14만3000원으로 목표가를 높였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26일 삼성전자는 11만7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장중과 종가 기준 모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루 만에 외국인이 삼성전자 1조256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올해 3번째로 큰 순매수 규모다. 29일 프리마켓에서도 삼성전자는 2%가량 오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메모리 호황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에 투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메모리 시장은 공급자 우위의 상황이다. (공급자들의) 전략적인 투자 기조도 유지되고 있다. 이번 호황이 장기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경쟁사 대비 D램 부문 생산능력을 조정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D램 가격 상승이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가격 협상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6년 HBM3E 가격은 올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데이터센터 서버 교체가 본격화하며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도 서버용 D램 재고를 축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경쟁사 대비 저평가된 점도 투자 요인으로 꼽힌다. 그는 "삼성전자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을 갖추고 있다. 2026년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5배 수준"이라며 "과거보다 우호적인 환경을 감안한다면 적어도 직전 사이클 고점 이상의 밸류에이션이 적용돼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내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15조7000억원으로 올해 대비 17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기타 사업부는 상대적으로 부진하겠지만 반도체(DS) 부문이 전사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류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자신감도 회복했다"며 "내년 삼성전자의 HBM 출하량은 105억3000만GB(기가바이트)로 올해 대비 10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HBM 출하량은 더 증가할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IB) 노무라증권도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로 133조4000억원을 발표했다. 목표주가는 16만원을 제시했다. 노무라는 "범용 메모리 수익성이 HBM 수익성에 근접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D램과 낸드 가격이 각각 전년 대비 68%, 73% 상승하고, 범용 D램 가격은 80% 이상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