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韓…실버주택 공급률은 0.1%

입력 2025-12-29 19:39
수정 2025-12-30 01:18
한국은 올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들어섰지만 시니어 주거 시장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29일 관련 업계와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국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051만4000명이다. 그러나 노인복지법상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 공급은 전국적으로 1만 가구 안팎에 그친다. 고령 인구 대비 공급률로 환산하면 0.1%대다. 전문가들은 시장 형성을 가로막는 결정적 요인으로 ‘일관성 없는 규제’를 꼽는다. 정부는 2015년 투기 수요 억제와 부실 운영 방지를 명분으로 노인복지주택의 분양형 공급을 사실상 차단했다.

‘토지·건물 소유’ 요건도 시장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행 제도에선 운용 주체가 토지와 건물을 직접 소유하는 구조가 전제돼 초기 자본 부담이 과도해진다. 보험사나 리츠(REITs) 등 대규모 장기자금이 시니어 주거에 들어오기 어려운 이유다. 이 요건 탓에 자산 보유(Owner)와 전문 운영(Operator)을 분리해 ‘자본은 자산을 보유하고 운영사는 서비스 품질로 경쟁’하는 모델도 정착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입주 초기에는 호텔급 서비스를 내세우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식사·청소·케어 프로그램이 부실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표준화한 운영 기준과 투명한 계약 구조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