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일가족 사망 사건 '동기 미궁'…유족도 "이유 몰라"

입력 2025-12-29 19:05
수정 2025-12-29 19:06

경북 경산 일가족 사망 사건의 동기 및 경위 파악에 경찰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북 경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8일 경산에서 일가족 5명이 목맴이나 질식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망자 중 일부는 숨진 채 발견되기 며칠 전 다른 가족들과 통화했지만, 생활고나 가족 내 또는 타인과의 불화 등 사건 발생 원인을 추정할 만한 언급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틀째인 29일 사망자 5명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을 실시한 결과, 40대 가장 A씨는 목맴에 의한 사망, A씨 아내와 10대 아들, A씨 부모 등 나머지 4명은 경부 압박에 따른 질식사로 보인다는 예비 소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경찰과 국과수는 약물에 의한 중독 가능성 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약독물 검사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 사인은 정밀 검사 결과를 토대로 판정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 누나는 "크리스마스 날 (사망한) 모친과 통화하며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다. 평소와 다른 이상한 낌새는 없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숨진)남동생도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자상한 사람이었고 아버지와 별다른 불화도 없었다. 금전적인 문제는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A씨 행적이 담긴 폐쇄회로(CC)TV와 생전 통화기록 분석 등을 통해 사건 발생 동기 파악에 힘을 쏟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A씨가 지난 27일 주거지인 아파트와 부모님이 살던 인근 아파트를 오고 갔으며, 사망 당일 지인에게 "주변 정리를 부탁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다.

당시 경찰은 해당 지인 신고를 받고 출동해 주거지에서 목맨 채 숨져있는 A씨와 반듯하게 누운 채 사망한 아내 B씨, 아들 C군, 모친 D씨 등 4명을 발견했다. A씨의 부친 E씨는 인근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제3자에 의한 범행 정황이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고, 숨진 일가족이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