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탈팡'…카드결제액 3주째 감소

입력 2025-12-29 17:32
수정 2025-12-30 02:28
쿠팡의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로 촉발된 ‘탈팡’ 행렬이 확산하고 있다. 연말 쇼핑 대목인 12월임에도 주간 결제액이 3주 연속 감소했다. 한 달 새 이용자 수는 120만 명 이상 급감했다.

29일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지난주(21~27일) 쿠팡의 신용카드 결제 추정액은 82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다. 주간 결제액은 3주 전인 7~13일 0.9%, 2주 전인 14~20일에도 3.8% 줄었다. 통상 12월이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프로모션으로 e커머스 매출이 극대화되는 시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역성장은 이례적인 위기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정보 유출 사태 직전과 비교하면 감소 폭은 더 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한카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보 유출 발표 직후인 18~22일 5일간 쿠팡 매출은 933억8600만원으로 사태 직전(11월 24~28일) 대비 29.9% 급감했다. 황 의원은 “17일 청문회 불출석 논란 등이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단순히 지출 규모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쿠팡에 접속하는 이용자도 감소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의 일간활성이용자(DAU)는 정보 유출 사태 이전인 지난달 26일 1606만 명이었으나 사태의 여파가 이어진 이달 26일 1478만 명으로 급감했다. 불과 한 달 만에 하루 이용자 128만 명이 증발했다는 얘기다. 이는 두 달 전인 10월 26일(1540만 명) 수준보다도 낮은 수치로, 견고하던 ‘와우 멤버십’의 록인 효과가 이번 사태 이후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주 쿠팡이 발표한 입장문과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의 사과문이 성난 민심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이탈의 핵심 원인은 사고 자체가 아니라 미흡한 사후 대응”이라며 “장기적인 고객 이탈을 막으려면 보안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