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 '배당 총력전'…자회사 통해 재원 마련

입력 2025-12-29 17:26
수정 2025-12-30 01:27
BNK금융, JB금융, iM금융 등 지방 금융지주들이 올해 일제히 자회사 배당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다. 곳간을 두둑하게 채운 만큼 이들 금융지주가 결산배당을 늘려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을 충족하려고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경남은행의 중간배당(총 1600억원)을 결정했다. 작년 중간배당보다 1000억원 늘었다. BNK금융은 지난 10일엔 BNK투자증권의 중간배당을 통해 210억원을 손에 쥐었다. 이 증권사의 중간배당은 2022년 5월 이후 3년7개월 만이다. 부산은행(2300억원)까지 합치면 자회사 중간배당만으로 올해 4100억원을 확보했다. 작년 전체 자회사 배당액(3945억원)을 뛰어넘었다.

대구·경북 지역에 기반을 둔 iM금융도 올해 iM뱅크와 iM증권을 통해 거둔 중간 배당수익(2794억원)이 작년 전체 자회사 배당수익(2019억원)보다 많다. JB금융은 전북은행과 JB우리캐피탈의 중간배당(총 2700억원)으로 작년 전체 배당액(4633억원)의 58.3%를 채웠다.

핵심 자회사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배당수익이 증가했다. 부산·경남은행과 BNK투자증권의 올해 1~3분기 순이익은 699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 늘었다. 광주·전북은행과 JB우리캐피탈(6236억원), iM뱅크·iM증권(4320억원)의 순이익도 같은 기간 각각 2.7%, 90.9% 증가했다. 금융지주는 자회사가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일부를 배당금으로 받아 수익을 창출한다.

금융권에선 이들 금융지주가 배당수익 증가에 힘입어 올해 결산 배당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주주환원 확대가 한창인 가운데 내년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시행돼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고배당 기업에 투자해 얻은 배당소득에 다른 소득을 합치지 않은 채 별도로 세금을 매기는 제도다. 배당성향이 40% 이상(전년 이상 배당)이거나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전년보다 배당이 10% 이상 늘어난 기업의 주주면 적용받을 수 있다. 증권가가 예상한 이들 지방 금융지주의 올해 배당성향은 25~28% 수준이다. 배당액 증가 요건만 충족하면 분리과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분리과세가 적용되면 배당주로서 입지를 다지며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된다”며 “세 금융지주 모두 결산배당을 늘린 다음 자사주 매입·소각 등 다른 주주환원 확대 전략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