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 5만 가지' 미친 존재감…임성근 "한 끼 100만원 장사는 안 해"

입력 2025-12-29 20:24
수정 2025-12-29 20:56

'흑백요리사2'에 출연 중인 셰프들의 식당이 어김없이 오픈런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 공인 조리 기능장 임성근이 "현재 운영 중인 식당은 없다"고 밝혔다.

임성근 셰프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의 이름을 도용해 영업한 가게들을 거론하며 "그는 "(경기 의왕시) 백운호수의 한정식집은 불법으로 제 초상권을 써서 소송을 했다"며 "그런데 블로그 같은 곳을 통해 홍보되고 있더라. 남의 얼굴을 그렇게 쓰는 건 불법이다. 절대 안 된다"고 경고했다.

임성근 셰프는 최근 공개된 '흑백요리사2' 흥행의 일등 공신으로 떠오른 인물이다.

'한식대첩' 시즌3 우승자로 당당히 백수저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임성근 셰프는 이번 시즌 가장 극적인 반전을 선사한 인물로 꼽힌다.

팀전에서 유쾌한 입담과 뛰어난 요리 실력이 대비되며 '요리 잘하는 김풍'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계량 없이도 맛을 잡아내며 "5만 가지 소스를 안다"던 호언장담이 허세가 아니었음을 몸으로 증명해냈다.

임성근 셰프와 중년 부부 '바이브'를 보여준 후덕죽 셰프의 존재감도 남다르다. 최연장자이자 대선배임에도 후배 셰프들의 의견을 묵묵히 따르는 품격 있는 리더십과 겸손함으로 '진짜 어른의 의미'까지 일깨워줬다는 평가다.

그는 조만간 경기도 파주에 자신의 이름을 건 새로운 식당을 오픈할 예정이다. 그가 SNS에 올린 신축 건물 현수막 속 메뉴는 갈비와 짜글이다. 팬들은 벌써 오픈할 식당에 관심을 보이며 "흑백요리사 보고 팬이 됐다", "시원시원하게 요리하는 모습이 너무 멋지다", "꼭 우승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그는 2015년 방송된 '한식대첩3' 우승자로, 당시 결승을 앞두고 자신이 운영하던 한식당이 1층부터 3층까지 전소되는 사고를 겪었다. 식자재는 물론 직접 개발한 소스까지 모두 불에 탔지만, 그는 결국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서민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식당을 모토로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임성재 셰프는 "파주 심학산에 건물을 짓고 있고 거의 완공 단계"라며 "2~3월쯤 새로운 메뉴로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한 끼에 50만원, 100만원 받는 장사는 하지 않겠다. 2만원으로도 평생 잊지 못할 음식을 만들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 끼에 수십만원, 또는 100만원에 달하는 식당이 어딘지는 거론하지 않았지만 지난 크리스마스 메뉴를 100만원에 판매한 미슐랭 3스타 안성재 셰프의 모수를 저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모수는 크리스마스 메뉴 52만원에 페어링 48만원 총 1인당 100만원의 식사를 4명만 예약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일찌감치 예약이 마감돼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수 크리스마스 메뉴 가격이 놀랍다"며 "1인 100만원, 한 끼 400만원인데 나도 한번 가보고 싶긴 하다"고 적었다. 당시만 해도 모든 시간이 마감되고 오후 4시 한 타임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중견배우 선우용녀는 한국을 찾은 딸이 "엄마를 한식 파인다이닝 모수에 모시고 가고 싶다"고 하자 "나 한 끼 42만원 그런데 너무 싫고 머리 아프다"며 사양했다.

이에 제작진은 "거기 못 가서 안달이다. 되게 좋은 데다"라고 했지만 선우용여는 "못 가서 안달인 사람 가라 해라"라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모수와 같은 파인다이닝 가격이 서민들이 엄두도 못 낼 만큼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요식업 관점에서 봤을 때, 테이블 회전율이 취약하기 때문에 적자가 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거기에 높은 인건비와 고급 식자재, 좋은 식당 위치 등을 위해선 엄청난 유지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최대 마진율이 5% 안팎이라고 알려져 있다.

또한 최근 물가는 상승했지만 경기가 악화하면서 대한민국 외식 산업이 전체적으로 침체기를 맞았는데, 그중에서도 파인다이닝은 가격대가 높다 보니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톱스타들도 즐겨 찾는 것으로 알려진 모수는 안성재의 인기에 힘입어 큰 인기를 끌고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식당으로 등극했다.

경기 불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서민들은 "한 끼 2만원으로 평생 잊지 못할 음식을 만들겠다" 호언장담한 임성근 셰프의 식당 오픈 소식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1967년생인 임성근은 중학생 시절부터 음식점에서 일을 시작해 현장에서 몸으로 익히며 요리사의 길을 걸어왔다. 오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2010년 한식 조리기능장 자격을 취득했으며, 같은 해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2012년에는 한식문화교류협회 표창을 받았다. 이후 한국조리사회중앙회 감사, 대전세계조리사대회 조직위원회 집행위원, 한식문화교류협회 수석부회장 등 다양한 단체와 행사에서 주요 직책을 맡아 활동했다.

그는 "'한식대첩' 안 보신 분들이 '저 아저씨 혹시 빌런 아니야' 하고 조금 불안해하셨다더라. 제가 누구냐. 5만 가지 소스의 고수 임짱"이라며 "앞으로도 임성근 아저씨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