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과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이 각각 연임에 성공했다. 존 림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능력을 갖추고 글로벌 수주 및 거점 확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사장은 국산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미국 시장 장악과 중국 시장 진출 등을 이끌었다.◇‘승부사’ 존 림, 수주 다섯 배로 늘려
2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존 림 사장은 내년 3월부터 2029년 3월까지 대표이사로서 세 번째 임기를 이어간다. 2020년 12월 대표이사로 첫 임기가 시작된 뒤 3연임에 성공했다. 막강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타고난 ‘승부사’ 기질이 강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부사장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처음 합류한 2018년 당시 글로벌 상위 20곳 대형 제약사 중 삼성바이오로직스 고객사는 3곳에 불과했다. 현재는 20곳 중 일라이릴리, 로슈, 화이자 등 17곳에 이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간 수주는 존 림 대표 재임 기간 2021년 말 1조1602억원에서 올 들어 12월 말 현재 6조8190억원으로 늘었다.
내년 3월 시작되는 ‘존 림 3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핵심 경영 목표는 생산능력 확대, 포트폴리오 다각화, 글로벌 거점 확장의 ‘3대 축’을 통해 글로벌 선두 CDMO 기업이 되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인천 송도 공장 증설에 이어 최근 미국 메릴랜드주 GSK 의약품 공장을 인수해 내년 1분기 총 84만5000L의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갖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 항체약물접합체(ADC) 전용 생산시설을 가동했다. 이어 6월에는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 기반 약물 스크리닝 서비스인 ‘삼성 오가노이드’를 출시하면서 위탁연구(CRO) 서비스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美·中 시장 뚫은 이동훈 사장SK바이오팜은 자체 개발한 신약(엑스코프리)으로 미국에서 상업화에 성공한 국내 유일의 제약·바이오기업이다. 삼정KPMG 투자자문 본부장,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쳐 2023년 1월 SK바이오팜 대표로 취임한 이 사장은 내년 3월 두 번째 임기(3년)를 시작한다.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수년간 영업 적자를 기록한 이 회사를 ‘돈 버는 회사’로 체질을 바꾼 게 이 사장이다.
특히 그는 미국 현장 영업을 진두지휘하며 엑스코프리의 미국 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렸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의 미국 판매 호조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54.3% 급증한 547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963억원으로 첫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엑스코프리는 지난 2분기에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억달러를 넘어섰다. 시장점유율도 내년 1분기엔 1위가 유력하다. 이 사장은 중국 시장 개척에도 꾸준히 공을 들였다. 이달 초엔 1100만 명의 뇌전증 환자가 있는 중국의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세노바메이트(중국 제품명 이푸루이)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이 사장은 세노바메이트에 이은 신약 도입을 위해 글로벌 바이오기업과의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