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4200을 다시 돌파하며 기존 사상 최고치에 바짝 다가섰다.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매수세가 몰리며 증시를 끌어올렸다.
29일 코스피지수는 2.2% 뛴 4220.56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4200선을 넘긴 것은 지난달 3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 경신한 역대 최고치(4221.87) 대비 불과 1포인트 적다.
이날 시총 2위 기업 SK하이닉스는 6.84% 급등한 64만원에 장을 마쳤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에다 이날부로 투자경고종목 지정에서 해제돼 수급 불확실성 부담이 해소되면서 매수세가 몰렸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6일 모스피·코스닥 시가총액 100위 대형주는 투자경고 지정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기존에는 1년간 개별종목 주가가 200% 이상 오르면 무조건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다.
삼성전자는 2.14% 상승한 11만9500원으로 종가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이날 프리장에선 12만3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메모리 시장은 공급자 우위면서 각 공급사들이 전략적 투자 기조도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 호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경쟁사 대비 D램 부문 생산능력을 조정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날 투자경고 종목에서 제외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9.08% 오른 94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기업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2032년 발사 예정인 1033억원 규모 ‘달 착륙선 추진시스템’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도 주가를 끌어올렸다.
네이버(4.54%), 두산에너빌리티(3.94%), SK스퀘어(3.44%), 현대차(2.62%), HD현대중공업(2.15%), 기아(1.09%), 삼성바이오로직스(0.83%), KB금융(0.8%), 셀트리온(0.72%)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상승 마감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0.91% 하락했다. 최근 대규모 공급계약 해지 공시가 잇따르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직전 거래일인 지난 26일 장마감 후 미국 배터리팩 제조사 FBPS의 배터리 사업 철수로 인해 약 3조9000억원 규모 공급 계약을 해제한다고 공시했다. 지난 17일엔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와의 9조6000억원 규모 공급계약을 해지한다고 공시했다.
코스닥지수는 12.92포인트(1.40%) 상승한 932.59에 거래를 마감했다. 바이오기업 펩트론은 10.24%, HLB는 6.51%, 파마리서치는 5.81% 각각 올랐다. 원익홀딩스는 19.08% 급등했다.
삼천당제약(5.2%), 코오롱티슈진(4.67%), 알테오젠(3.64%), 디앤디파마텍(2.95%), 레인보우로보틱스(0.42%)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들도 대부분 주가가 올랐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이 기대되는 주요 성장주 업종에 수급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환율이 하락세를 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외국인 매수세가 뚜렷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주식을 3296억원, 코스닥 주식은 899억원만큼 사들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원50전 내린 1429원80전에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채권·외환·원자재) 리서치부 부장은 “외국인 자금의 환차손 우려가 완화되면서 외국인 수급 부담이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증시에선 ‘배당락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 배당락 효과란 12월 결산법인의 연말 배당 기준일이 지난 뒤엔 고배당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속출하는 현상을 뜻한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배당 절차 개선안이 시행돼 기업들의 배당 기준일이 분산되면서 으레 연말에 나타나는 배당 관련 변동성이 크게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앞서 코스피200 지수 구성 종목 중 98개사가 배당 기준일을 기존 연말 대신 정기 주주총회 전후인 다음해 1분기 중으로 바꿨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