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빠르면 내년 1월 말 달러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나선다. 이달에 외환시장 실 개입에 나서면서 줄어든 외환보유액을 보충하는 동시에 탄탄한 국가 신인도를 재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달러 표시 외평채 발행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IB 20여 곳에 돌렸다. 발행시점은 오는 1월 말~ 2월 초로 잡았다. 발행규모는 올해 외화표시 외평채 발행한도(50억달러) 이내에서 검토 중이다. 시장에서는 10억~30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국회는 이달 2일 ‘2026년도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내년 외화표시 외평채 발행 한도를 기존 14억달러에서 50억달러로 대폭 늘렸다. 대미 투자자금 마련과 외환시장 안정에 필요한 ‘실탄’을 확보하기 위한 증액이다.
외평채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으로 외국환평형기금의 재원을 조달하는 수단이다. 원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질 경우 외환보유액이나 외평채 발행으로 확보한 달러를 시장에 풀어 환율 변동성을 완화한다.
이번 달러 외평채 발행 추진은 최근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과 맞물린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3일 주간 종가 기준 1483원70전까지 치솟았으나, 이날은 1429원80원에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과 함께 달러를 시장에 공급하는 실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적잖은 외환보유액이 소진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말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전월 말보다 18억4000만달러 증가한 4306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