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착한 자본과 상식의 충돌…그 중심에 선 트럼프 코드

입력 2025-12-29 15:17
수정 2025-12-29 15:18

트럼프 코드 가치 전쟁
홍상범 지음│알토북스│208쪽│1만7800원

착한 자본과 비상식적 권력의 충돌이라는 '가치 전쟁'을 조명한 책 <트럼프 코드 가치 전쟁>이 출간됐다. 이 책은 미국 사회와 시장을 뒤흔드는 ‘ESG 전쟁’의 쟁점을 다각도로 살피며, 오늘의 미국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기업과 투자자는 이 변화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저자는 ESG가 단순히 자본을 잠식하는 ‘착한 투자’ 기준이 아닌 기업 리스크와 정책 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이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트럼프 2기 시대를 둘러싼 기후 정책과 에너지 전략에 대한 미국 보수층의 시각 차이가 ESG 논쟁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라고 분석한다.

저자는 트럼프가 ‘지구 온난화는 사기(Hoax)’라고 선언한 배경과 이를 지지하는 보수층의 인식, 글로벌 기업·시장에 미친 영향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제1부 ‘돈의 전쟁’에서는 과학·이념 논쟁을 넘어 ESG가 자본과 시장을 어떻게 재편했는지에 주목한다. ESG 투자 수익률의 신화, 반 ESG 투자법, 공정거래법과의 충돌, 금융 시스템 내 자본의 균열 등 구체적인 정책·제도 요소를 소개하며 ESG 논쟁의 본질을 짚는다.

제2부 ‘가치의 전쟁’에서는 정치적 올바름(PC)과 다양성·형평성·포용(DEI)이 미국 사회에서 어떻게 분열 언어로 작동했는지를 조명한다. DEI 논쟁은 단순한 평등 논의를 넘어 역차별과 능력주의 충돌로 이어졌고, 이는 2024년 대선을 ‘DEI 국민투표’로 만들 만큼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는 점도 짚는다. 저자는 백인 노동자 계층의 자부심 붕괴와 젠더 이슈가 결합된 사회 구조적 분열도 상세히 다뤘다. 특히 ‘화장실 법’ 등 젠더 규제 이슈와 트럼프 행정명령 사례를 통해 젠더 논쟁의 정치적 활용 양상을 분석했다.

저자는 글로벌 기업 법무팀 경력과 ESG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적 편향을 배제한 채 데이터와 제도 중심의 분석으로 ESG 논쟁의 근본 원인을 해부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단순 이념 대립을 넘어 정책과 시장 구조의 변화 속에서 가치 충돌을 읽는 시각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후·에너지 정책부터 PC·DEI 논쟁까지 각 주제를 독립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