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쩐의 유혹에…'총리 표창' 명장도 기술 넘겼다

입력 2025-12-28 17:43
수정 2025-12-28 17:48
한국 석유화학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국무총리 표창까지 받은 국내 대기업 기술자가 정년퇴직을 앞두고 범죄자로 전락했다. 그는 중국 기업에서 거액을 약속받고 회사 핵심 기술을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0월 말 중국 석유화학 기업 랴오닝딩지더에 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POE) 관련 기술을 넘긴 혐의로 기소된 LG화학 출신 A씨(58)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4511만원을, 협력사 대표 B씨(65)에겐 징역 2년과 추징금 21억원을 선고하고 두 사람을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A씨는 상당 기간 POE 공장 증설에 관여하고 생산팀장 등을 역임하며 높은 수준의 기술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라며 “피해자(LG화학)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사용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23년 9월 B씨와 함께 POE 전문가를 물색하던 딩지더사 관계자들과 1박2일 일정으로 회합한 뒤 같은 해 10월부터 LG화학 내부 문서를 대량으로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POE는 고기능성 합성고무 계열의 플라스틱 수지로 자동차부품, 태양광 모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된다. 자체 기술 개발에 성공한 LG화학은 미국 엑슨모빌에 이어 이 분야 세계 2위다.

김다빈/김유진/김영리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