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민간 학생기숙사(PBSA) 시장은 해외 자본의 적극적인 투자에 힘입어 단기간 빠르게 성장했다. 안정적인 중장기 현금흐름을 원하는 해외 기관투자가 자금이 몰려 시드니, 브리즈번 등 주요 도심을 중심으로 공급이 빠르게 늘고 있다.
28일 호주부동산협회에 따르면 호주 PBSA 시장에 투입된 전체 자금 중 약 96%는 해외 자본인 것으로 추정된다. 싱가포르투자청(GIC),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네덜란드연기금(APG) 등 글로벌 큰손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PBSA를 오피스·리테일보다 경기 민감도가 낮은 ‘연금형 자산’으로 낙점하고 발 빠르게 시장을 선점한 것이다.
PBSA의 투자 매력은 현금흐름 구조에서 나온다. 수요 기반이 대학생·유학생으로 명확하고, 월 단위 임대료가 분산 유입돼 단일 임차인 리스크가 낮다. 계약 기간은 짧지만 학기 단위로 수요가 반복되며 평균 가동률 예측 가능성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인플레이션에 따라 임대료 조정 여지가 있어 실질 수익률 방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변동성이 커진 글로벌 금융 환경에서 ‘현금흐름의 질’을 중시하는 기관 자금이 PBSA로 몰리는 배경이다.
실제 성과도 시장의 기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호주 최대 PBSA 운용사 스케이프의 제임스 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초기 설정한 일부 개발형 펀드는 목표 내부수익률(IRR)이 연 15%였지만 실제로는 20%에 육박하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개발형 투자의 핵심 리스크인 ‘공사비 급등’과 ‘인허가 불확실성’을 금융과 계약 구조로 통제했다.
마 CIO는 “시공사와 계약 시 공사비 상한선을 확정하는 총액보증계약(GMP)을 맺어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상승분을 시공사가 관리하도록 설계했다”며 “토지 매입 단계에서도 용도 변경 이슈가 없는 부지만 선별해 인허가 리스크를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