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투바이오, 농심그룹 떠나 이재웅 품으로…최대주주 변경

입력 2025-12-26 16:16
수정 2025-12-26 16:17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유투바이오가 농심그룹의 울타리를 벗어난다. 농심의 빈자리는 이재웅 전 쏘카 대표가 채운다. ‘벤처 1세대’ 중심으로의 지배구조 전환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 확장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투바이오는 최대주주가 기존 NDS(농심데이터시스템)에서 이 전 대표로 변경된다고 26일 공시했다. 이 전 대표는 NDS가 보유하고 있던 유투바이오 주식 170만548주를 양도받아 총 427만3930주를 보유하게 됐다. 이번 주식양수도 계약에 따라 이 전 대표의 지분율은 기존 19%에서 31.56%로 올라 최대주주에 올랐고, NDS의 지분율은 25.11%에서 12.56%로 떨어졌다.

이 전 대표가 바이오 기업 경영권을 확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대표는 그동안 본인이 설립한 투자사인 소풍벤처스 등을 통해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투자한 적은 있었지만, 코스닥 상장사의 최대 주주에 올라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없었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은 이 전 대표가 다음(포털)과 쏘카(모빌리티)에 이어 자신의 새로운 주력 분야로 헬스케어를 낙점했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농심그룹은 4년 만에 유투바이오 경영권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농심그룹의 IT(정보기술) 전문 계열사인 NDS는 2021년 유투바이오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농심은 유투바이오의 계열사 편입을 계기로 자산 총액이 5조원을 넘기며 처음으로 대기업(공시대상기업집단 기준)이 되기도 했다. NDS는 이번에 비주력 사업인 바이오 투자 지분을 정리해 주력 사업인 시스템 통합(SI) 및 클라우드 사업 역량 강화에 재원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창업주인 김진태 대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지 않는다. 유튜바이오는 이번 공시에서 9.6% 지분을 가진 김 대표를 이 전 대표의 특수관계인(공동보유자)으로 명시했다. 최대주주가 변경되더라도 실무 경영은 김 대표가 책임지는 구조를 통해 경영권 변동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고 사업의 연속성과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유투바이오는 이번 체제 전환을 계기로 BT(바이오기술)와 IT를 융합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전망이다. 기존에 갖고 있던 체외진단 검사 서비스인 ‘랩투진’, 건강검진 소프트웨어 ‘유투첵’ 등의 기술을 넘어 새로운 헬스케어 서비스 발굴에 나설 전망이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