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배당주 열기, 내년 봄까지 지속"

입력 2025-12-25 17:50
수정 2025-12-25 17:52
12월 결산법인의 배당 기준일이 다가오면서 배당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내년 배당소득 분리과세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의 배당 확대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배당주 투자 시 기업의 순이익과 배당성향, 과거 배당 정책을 꼼꼼히 살펴 분리과세 적용 가능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배당주 매력, 내년 1분기까지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 가운데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 고배당 50’ 지수는 최근 한 달(11월 24일~12월 24일) 사이 6.58% 상승했다. 유망 배당주가 포함된 ‘코스피 배당성장 50’ 지수도 6.08% 올랐다. 현대모비스(24.36%), 삼성전자(14.89%), JB금융지주(13.85%), 삼성생명(13.05%), 현대차(12.23%), iM금융지주(12.01%) 등 주요 지수 구성 종목이 같은 기간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배당주는 통상 연말로 갈수록 관심이 높아진다. 상장사 배당 기준일이 12월 말에 몰려 있어 배당을 받으려면 2영업일 전인 12월 26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제도 개선으로 많은 기업이 결산 배당 시점을 2~3월로 옮겨 특정일에 일괄적으로 주식을 매수할 필요는 줄었다.

특히 올해는 배당주 투자 매력이 더욱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 정책이 시행돼 기업이 배당을 늘릴 유인이 생겼기 때문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배당성향이 높은 상장사에 투자해 얻은 배당소득을 종합소득과 분리해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그동안 배당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최고 45% 세율이 적용됐지만 내년부터 신설되는 50억원 초과 구간에는 최고 30% 세율이 부과되면서 개인 ‘큰손’의 배당주 투자 유인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내년 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까지 배당주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업들이 배당금을 선제적으로 공시하는 사례가 많다”며 “분리과세 혜택을 염두에 둔 투자 자금이 내년 2~3월 본격적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생명·키움증권…29일 배당락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배당성향 4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배당을 10% 이상 늘린 기업에 적용된다. 각각 ‘배당 우수형’, ‘배당 노력형’으로 분류된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키움증권, 삼성생명, 삼성증권, 고려아연 등 11개 종목이 내년 분리과세 혜택을 볼 기업으로 꼽혔다.

이 가운데 현대엘리베이터, 한전기술, 에스원, 제일기획 등은 우수형으로,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은 노력형으로 언급됐다. 권순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오는 29일 배당락이 적용되는 종목은 54개”라며 “이 가운데 11개 종목이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한일시멘트, HPSP, 한전KPS, 제일기획, 효성티앤씨, 골프존, 에스원 등을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종목으로 제시했다. 이들 종목은 안정적인 배당 정책을 유지하면서 비교적 높은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어 분리과세 유망주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12월 결산법인이더라도 배당이 내년에 지급되는 만큼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일부 기업은 배당성향을 높이기 위해 배당금을 증액할 수 있어 목표 기업의 순이익과 배당성향, 과거 배당 정책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